'한미연합 제병협동사격' 20~23일 실시 'FS·타이거' 연습 일환…장병 800여명 참가
2023.03.24 05:00
수정 : 2023.03.24 05:00기사원문
이번 연합제병협동사격은 지난 13~23일 11일간 진행한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타이거(TIGER) 연습'의 일환으로 대규모 야외실기동훈련(FTX)으로 기획됐다.
한·미가 함께 제병협동 연합부대를 편성해 전시 연합작전수행 능력을 향상하려는 훈련이다.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주한 미 육군 제2보병사단을 동원한 한미연합사단은 22일 경기도 포천 소재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 사격장)에서 연합 제병협동사격을 실시했다.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직접 현장지도에 나섰다. 최장식 수기사단장도 현장을 찾아 훈련 브리핑을 받았다.
취재진에 공개된 이날 훈련은 통제탑 맞은편에 보이는 불무산 능선에 위치한 적진에 미군 M777 견인포가 공격준비사격으로 적진을 타격하면, 수기사단 K1A2 전차가 적진 아래 적 방공자산과 주요시설을 초토화하고 진로를 확보하고, 이어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기동해 적진 깊숙이 진입하는 순서로 전개됐다.
"미측 사격 시작"을 알리는 무전이 떨어지자 시계 4시 방향 산 넘어 포진지에서 주한미군의 M777 견인포에서 불꽃을 내뿜기 시작했다. 약 3.1㎞를 날아간 포탄은 산사면 비탈길에 위치한 적진에 명중했다. 포연과 흙먼지가 솟아오르며 '꽝'하는 굉음이 천지를 진동했다. 우리 군의 K1A2 전차 5대는 적진 아래 방공자산과 주요 시설을 타격했다. 적 방공자산과 주요시설을 파괴했다.
진격에 앞서 K277 장갑차 2대가 아군을 보호하기 위해 전선에 연막을 뿌렸다. 이어 우리 군 K600 장애물개척전차와 미군 공병부대가 적의 대전차 장애물 지대를 함께 헤쳐 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한편에선 K200 장갑차가 지뢰지대 개척 선형폭약(MICLIC·미클릭)을 사용해 지뢰를 제거했다.
지뢰와 장애물을 제거하자 병력을 태운 스트라이커 장갑차 4대가 날쌔게 기동, 최전선에 도열했다.
이때 다시 포성이 울리며 산사면의 적진에서 포연이 피어올랐다. 이번에는 육군의 K9A1 30발이 적진을 때리고, 미군 M777 견인포가 가세해 적진을 초토화했다. 포성이 진동하는 사이 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 4대도기관총불을 뿜었다. 적 방어기지를 탈환한 한미 연합군은 반격을 막아내며 목표물인 대량살상무기(WMD)를 확보했다.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는 질문에 "한미연습 중에 북한이 도발을 계속한다고요? 그건 정말로 훈련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훈련 강도를 강화하도록 자극할 뿐입니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포천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을 찾은 내외신 취재진 30여 명 앞에서 훈련 중인 미 2사단 한미연합사단 작전부사단장 브랜든 앤더슨 대령은 이같이 강하게 답변했다. 앤더슨 대령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실전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엔 우리 군의 K1A2 전차·K9A1 자주포·K600 장애물개척전차를 비롯해 미군의 스트라이커 장갑차·M777 견인포·무인항공기(UAV) 등 장비 100여대와 한미 장병 80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수기사단의 전차·포병·공병·정보부대와 육군 제5군단 화생방대대를 비롯해 미 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스트라이커여단, 미 포병·정보부대 등 다양한 연합전력이 투입돼 전술기동 사격 및 장애물 개척 절차를 함께 숙달하는 등 연합전력의 작전수행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검증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한미 군 당국은 앞으로도 유격훈련, 박격포·전차포 사격, 의무후송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함께 하며 전술적 교감을 강화하고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해간다는 방침이다
육군은 이번 FS 기간에 실시하는 훈련에 육군을 상징하는 '타이거'(TIGER)를 결합해 FS/TIGER로 명명한 바 있다.
수기사단 전차대대장 김선규 중령은 "이번 연합훈련에서 한미 부대는 상호 작전수행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협조 절차를 숙달했다"며 "한미 전력의 막강한 화력과 기동력으로 적을 타격하는 화력운용능력과 전시 작전수행능력을 강화해 싸워 이길 수 있는 결전태세를 확립하겠다. 우리 맹호부대는 더 강력한 화력과 더 빠른 기동으로 반드시 적과 싸워 이기는 결전태세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기사단 포병여단 61대대 1포대장 권동현 대위는 "이번 사격 훈련으로 전시 연합포병사격 능력을 숙달할 수 있었다"며 "한미 화력운용능력을 주도하는 대한민국 육군 맹호부대 포대장으로서 적의 어떠한 도발이든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측 작전부사단장 브랜든 앤더슨 대령은 "분쟁이 일어났을 때 우리 목적은 적을 무찌르고 WMD를 확보하는 데 있다"며 "핵·생화학 무기가 있다고 믿는 장소를 확보하고 더 이상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앤더슨 대령은 "2사단·한미연합사단이 이러한 대규모 연합 FTX를 펼친 것은 6년 만이며 스트라이커 여단의 FS 참가는 처음"이라며 "2사단·한미연합사단은 이번에 6개 지점에서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더슨 대령은 또 "북한을 제외한 다른 어떤 나라도 우리 (작전) 시나리오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우리가 지금 하는 모든 건 본질적으로 '방어적'"이라고 강조하고 "특정 부대나 병과가 개별적으로 하는 훈련이 아니라 다(多)차원 제병협동 훈련으로, 가능한 한 실전적 시나리오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한반도에 집중해 북한의 대응에 특화된 부대란 설명이다.
또 스트라이커대대장 카멘 부치 중령도 "훈련을 통해 연합전력의 통합작전 수행능력을 검증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최강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연합능력을 강화해가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훈련 시나리오에는 미군이 운용하는 정찰 무인기가 전송한 표적 정보를 지휘통제소를 거쳐 한미가 공유해 사격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날 사격에는 미군 측의 사정으로 무인기가 뜨지 못했다.
미군 무인기를 제외하고 육군의 K9A1 자주포, K1A2 전차, K600 전차, K200 차량과 미클릭 지뢰제거 장비, 미군의 M777 견인포,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이 한 공간에서 작전을 펼치는 실전적 모습이 연출됐다. 스트라이커 여단은 지난해 10월 한반도에 배치된 이후 이번 FS에 처음 참여했다.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승무원 2~4명과 무장 보병 9명을 태우고 최고 시속 100㎞로 질주한다. 레이저 대공무기까지 탑재해 기동성과 생존 능력, 막강한 화력을 갖춰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된 중형장갑차란 평가를 받는다.
이번 FS 훈련은 5년 만에 부활한 전구급 연합연습으로 한·미는 수기사와 미 2사단으로 구성한 한미연합사단의 이번 훈련을 포함해 20여 개 FTX가 집중적으로 전개했다.
한편 이번 한·미 연합제병협동사격 대규모 야외실기동훈련(FTX)은 미군 초대로 AFP, 로이터, NBC, CNN, 알자지라,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 11개 매체가 이날 현장을 취재해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이런 훈련을 '북침 연습'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모의 핵탄두 실험 등 반발성 군사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