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1% '봄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코 감기와 구별법은

      2023.03.24 07:00   수정 : 2023.03.24 07:00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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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3년 만에 '노 마스크' 봄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환절기에 찾아오는 불청객 탓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이들도 있다. 바로 봄철 대표 질환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10년 새 꾸준히 늘어 2020년에는 성인 5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진단받을 정도였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조성우 교수와 알아보도록 한다.


◇ 국내 인구 11% 앓는 '알레르기 비염'…환절기 때 심해지는 이유

우리의 코는 호흡기관 중 가장 외부로 돌출돼 공기와 접촉하는 기관이다. 코의 구조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입구는 둘로 나뉘어 있고, 좌우 양쪽에는 세 쌍의 비갑개가 있다. 그 안쪽으로는 눈 주변과 이마 부위로까지 연결되는 빈 곳, '부비동'이 존재한다. 내부는 촉촉한 점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혈관도 풍부하게 분포돼있다. 구조가 복잡한 만큼 코에는 다양한 증상과 질환이 발생하곤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항원)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주변의 가려움증 등 4가지 증상이 주요 특징이다. 이들 증상 중 두 개 이상의 증상이 반복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눈 주위 가려움, 눈 충혈, 두통, 후각 감퇴 등을 동반하기도 하며, 결막염이나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물질에는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동물 털,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있다. 이들의 일부 성분이 공기층을 부유하면서 사림이 흡입하게 되는데, 이들을 흡인성 항원 또는 알레르겐이라고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이와 같은 흡인성 항원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생기며, 특히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이 가장 많다.

알레르기 비염은 보통 봄·가을 환절기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온도와 습도의 변화로 인해 실내 공기 중 집먼지진드기의 농도가 증가하고, 특히 야외에서는 봄철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알레르기 비염은 국내에서도 꽤 흔한 질환으로, 국내 인구의 약 11%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 가족력 있다면 의심…혈액 검사로 특이 항체 확인해야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 생기는 질환이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계절이 중요한데,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기도 하고 일 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계절과 관련 없이 발생하는 비염은 우리나라의 경우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가 많다. 특정 계절에만 발생할 경우 꽃가루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지만,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도 특정 계절에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기후변화, 감기, 공기오염, 스트레스 등도 악화 요인이다.

알레르기 비염 진단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의 임상 증상이다. 따라서 진단 시 환자의 병력을 잘 파악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이 면역글로불린(IgE) 확인을 위한 알레르기 검사 △비경 및 비내시경 검사 △단순 부비동 X-ray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코감기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다르다.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특징적인 증상이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와 일치하거나 반려동물과 접촉할 경우, 기타 특정 환경에 노출됐을 때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강력하게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은 가족력과도 연관이 있으므로 부모 중 한 사람이 알레르기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내시경으로 코안을 검진해보면 점막에 부종이 발견되거나 창백하면서 맑은 점액성 비루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증상과 과거력, 가족력, 검진 소견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진단을 할 수 있지만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 반응 검사 또는 혈액검사를 통해 특정 항원에 대한 특이 항체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과는 치료 및 경과가 달라지는 만성 비염 여부를 감별할 수 있고,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서 중요한 요소인 특이 항원(예를 들어 동물의 털)을 피하도록 환자에게 교육하고, 추후 필요시에는 면역 치료를 할 수 있다.

◇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항원)을 피하는 환경요법(회피요법)과 약물요법, 면역요법으로 나뉜다. 알레르겐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근본적으로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환경요법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없다. 적절한 약물로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요법은 환자의 주 증상과 심한 정도에 따라 이뤄지며 경구용과 국소용이 있다.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점막 수축제, 항콜린제,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이 사용된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장기간 점진적으로 투여해서 이에 대한 내성을 유발해 질환의 경과를 변경하는 치료로, 크게 설하 면역치료요법과 주사 면역치료요법으로 나뉜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없애주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려면 알레르겐과 악화 요인을 잘 파악해 피하고, 처방받은 약물을 용법에 맞게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재발과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1) 항원 회피요법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원인이 되는 항원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먼지 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실내 온도·습도 조절 및 잦은 청소와 빨래, 집먼지 진드기 비투과성 침대 커버 사용, 헤파 필터 공기청정기 사용 등으로 항원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동물 털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는 더 이상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항원을 피한다고 해서 항상 증상 호전이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회피 요법을 시행하는 것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방법으로, 다른 효과적인 치료와 병행할 경우 도움 될 수 있다.

2) 약물 치료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비강 내 스테로이드 혹은 비강 내 항히스타민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들 모두 1차 치료제로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경우가 약물 치료로 상당한 호전을 보이기 때문에 증상이 그리 반복적이지 않고, 경미한 환자들은 단순 약물 치료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잦은 증상으로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나 약물 치료로 증상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부비동염 및 비중격만곡증 등이 동반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검진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3) 면역 치료
최근에는 알레르기 비염의 면역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증가하고 있다. 이는 특정 항원에 감작된 환자들에게 설하(혀 밑) 혹은 경피(피부)로 항원을 투여하는 치료로, 이처럼 항원에 호흡기 이외에 다른 경로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게 되면 '면역관용'이라는 작용이 일어나면서 알레르기 비염을 약화시키는 원리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통상적인 약물치료로는 천식 예방 효과가 없는데,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의하면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시행했을 때 천식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4) 수술적 치료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는 하비갑개(좌우 양쪽의 비강 하외측에 있는 패각상을 나타내는 독립한 작은 뼈) 수술이다. 하비갑개 비대증이 동반되는 경우에 주로 코막힘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를 축소해주면 코막힘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주파, 초음파 등 비침습적 방법으로 하비갑개 수술을 할 수 있어 외래에서도 간단한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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