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정성일 “연진 뻔뻔함에 구토...돈·명예보다 가족이 최우선"

      2023.03.25 05:00   수정 : 2023.03.25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명 ‘나이스한 개새끼’로 존재감을 발휘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정성일이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성일은 ‘더 글로리’ 종영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 원동력은 “가족”이라고 답했다. 그는 “돈과 명예 다 필요 없다.

가족이 최우선이다. 이번 작품도 가족들이 좋아해서 더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인 장모와 함께 산다는 그는 “가족이 없었다면 이렇게 인생을 열심히 살진 않았을 것 같다”며 “그저 흘러가는 대로, 시간 보내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이번 작품에서도 우회적으로 표현됐다. 파트1 마지막 장면에서다. 학폭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의 집을 찾아갔다 아내 연진(임지연 분)를 만나는 장면이다. 남의 집에 신발을 신고 처들어간 아내와 달리 하도영은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는 것을 구두 클로즈업을 통해 보여준다.

그 구두가 정성일 본인 신발이었다. 그는 "결혼할 당시 장모님이 사준 신발이다. 구두만 보인다고 해서 제작진에게 이 장면만 내 구두를 쓰고 싶다고 했다”며 “저한테는, 뭔가 의미 있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 "연진의 뻔뻔함에 토 나올 뻔"

정성일은 ‘더 글로리’에서 학폭 가해자 박연진 남편인 건설사 사장 하도영을 연기했다. 늘 완벽하고 절제된 모습을 견지하던 그는 아내의 불륜과 학폭을 알게 되고 인생의 나락을 경험한다.

하도영은 ‘나이스한 개새끼’라고 통했다, 어떤 점에서 개새끼인 것 같냐고 하자 그는 “사람 죽인 것이죠”라고 답했다. 그는 아내의 불륜남이자 딸 예솔의 친권을 주장하는 전재준을 죽인다.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남자에서 비록 그 죄가 드러나진 않지만 살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파트2에서 연진이 정말 버티기 힘들 정도로 뻔뻔해서, 진짜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파트1에서 동은의 집에서 담배를 바닥에 버린 뒤 비벼서 끄는 장면에서 너무 짜증났다. (임)지연이 너무 연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드레스룸에서 전재준이 사장으로 있는 씨에스타 쇼핑백을 확인하는 장면에선 “토 나올뻔 했다”고 돌이켰다. “너무 역겹더라. 내가 너무 바보 같고, 멍청이 같고, 뭐하며 산거지? 내가 그렇게, 별거 아닌 인간인가? 자존감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도영은 결국 연진과 이혼하고 재준을 죽인 뒤 딸 예솔과 함께 영국으로 떠난다. 남의 자식인 예솔을 지킨 하도영의 선택에 대해 정성일은 “키운 정이 낳은 정보다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진에게 몇 번의 기회를 준 것은 하도영 입장에선 내 선택이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연진을 선택한 건 내 선택이니까, 내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했다고 봤다. 예솔은, 그 선택 안에서 나왔고, 내가 키운 존재다. 키운 정이 낳은 정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어렵지 않게 (예솔을) 품을 수 있었다."

실제로 아내가 외도를 하면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냐는 물음에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는 듯 “에이 안 그러겠죠?”라며 난색을 표했다.

또 하도영이 서자라는 시청자들의 추측에 대해선 “그런 설정은 없었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자라는 코멘트는 따로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하도영 캐릭터에 콤플렉스가 생긴다,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을 것이다. 하도영 캐릭터에 그런 설정은 입히지 않았다”고 답했다.

■ "연기 미쳤다, 그런 말 듣는 배우 되고 싶어요"

문동은에 대한 하도영의 감정에 대해선 “개인적으론 동은을 향한 호기심, 숨막힘, 설렘 등 사랑의 감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연진과 결혼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장 적게 입었는데 디올이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모습이 천박해보지 않아서 자신의 재력에 어울린다, 자신의 루틴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자극을 주는 여자, 이 여자와 살면 심심하지 않겠다, 그런 밸런스에서 선택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도영은 좀체 감정을 드러내지 않다 파트2에서 그 응축된 분노를 폭발한다. 그는 “결정적 순간에 단 한번의 화를 내야, 하도영이 얼마나 참았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끝까지 눌렸다”고 말했다.

“바둑도 기풍이라고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다고 한다. 오랜시간 차곡차곡 준비해 복수에 나선 동은이 서서히 상대를 조이는 기풍이라면 하도영은 자료를 다 모은 뒤 한방에 공격하는 스타일이다.”

“만약 연진이가 예솔에게 편지를 보냈다면 절대 전해주지 않을 것이다. 결정을 내리기까지 복잡한 인물이지, 일단 선택하면 돌아보지 않는 인물이라고 봤다.”

‘더 글로리’ 전후 달라진 점을 묻자 “지금 이렇게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다는 것부터 달라진 변화”라고 말했다. “사람들도 많이 알아봐주신다. 하지만 배우로선, 외려 늘 해왔던 대로 할 것이다. 천천히 신중하게 잘 가보자, 소속사와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도 “그렇다”며 7살 아들의 유치원 수영 선생이 사인을 요청해온 일도 맞다”고 긍정했다.

“그러고 보니 사인을 안 해줬네. 아들에게 (사인해주려면) 선생님 이름을 알아야하니 물어보고 알려달라고 했는데, 아들이 까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이 자신으로 인해 대중에 노출되는 것에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제가 경상도 출신이라 손하트 이런거 쑥스러워서 잘 못한다. 그리고 외모는 스킨 바르고 올일원 로션 바르는게 다다. ‘더 글로리’에서 하도영의 멋진 모습은 다 전문가들 솜씨다. 날카로워보이려고 운동하고 살은 좀 뺐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댜는 물음에는 “연기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연기 진짜 잘한다, 배우에겐 그만한 극찬은 없는 거 같다.
외형적인 칭찬도 기분 좋고 중요하다. 하지만 연기 미쳤다, 그 한마디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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