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의 대역전 나오나..LG전자, 영업이익 '넘사벽' 뛰어넘을까
2023.03.27 05:00
수정 : 2023.03.27 09: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창립 76주년을 맞은 LG전자가 올 1·4분기 호실적을 넘어 삼성전자를 14년 만에 역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1·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재고 관리, 전장(자동차 전기전자부품) 사업 본궤도 안착 등의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4분기 실적 전망치는 한 달 전 전망치(9550억원) 대비 9.1% 상승한 1조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지난 2009년 1·4분기 이후 14년 만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달 중 LG전자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6곳의 1·4분기 영업이익 추정 평균치는 1조2458억원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 11곳의 영업이익 추정치(1조260억원)를 21.4% 상회했다. 앞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LG전자는 다음해 1·4분기 5019억원의 흑자를 거두며 삼성전자(4774억원)를 뛰어넘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깜짝 선방을 두고 선제적인 재고 관리가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고정비 부담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감수하고 공장가동률을 낮추면서 생산 조절을 강도 높게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1년 말 6.4회에서 2022년 말 6.6회로 높아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을 판매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안 팔리는 재고가 줄어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전체 재고 자산(연결기준)은 약 9조3888억원으로 전년(약 9조7540억원) 대비 약 3650억원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2·4분기부터 3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HE사업본부의 흑자전환도 점쳐진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4~6주분의 재고는 통상적이고 올해 들어 평년 수준의 일정한 재고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물류비, 환율 등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서 분기 흑자도 빠른 시일 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의 경영 전략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제품 믹스가 양호하고 지난해 9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전장(VS)사업본부의 사업 영역확장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최근 5세대(G) 특화망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등 향후 매출 구조가 이익 변동성이 큰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중심에서 경기 변화에 둔감한 B2B 중심으로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KB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이 2020년 16%에서 2023년 32.3%로 3년 만에 2배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