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주범' 권도형 체포..코인시장도 주춤
2023.03.26 14:19
수정 : 2023.03.26 14: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체포되면서 코인시장의 랠리도 주춤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법정 공방과 권씨의 처벌 과정이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또 하나의 기준이 될 거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랠리 멈췄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28% 하락한 2만7537.9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전일보다 0.60% 내린 1749.53달러를, 업비트에서는 0.26% 오른 233만4000원에 거래된다.
비트코인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기대로 2만8000달러대 후반까지 치솟는 등 3만 달러를 돌파할 기세였다.
그러나 지난 23일 권씨가 체포된 이후부터 랠리가 주춤하고 있다.
외신에서는 비트코인 랠리가 주춤한 이유로 △권씨가 체포된 점 △미국의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점 △유명 배우 린제이 로한 등이 불법적으로 가상자산를 선전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점 등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은 미국 검찰이 권씨를 정식으로 기소하고,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가상자산업계에 부정이 대거 드러날 것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권씨가 개발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자매 코인인 루나는 지난해 5월 폭락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프랑스의 AFP통신은 "한때 천재로 칭송받던 그가 이제 가상자산 테라의 붕괴로 투자자들에게 400억달러(약 52조원) 상당 손해를 끼친 범죄자라고 비난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인의 증권성 여부' 케이스 될 것"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코인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과정이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는 사례로 남게 될 거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 검찰은 권도형을 증권 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와 시세조작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 달 권씨를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고발한 바 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미국은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전방위적인 규제 강화가 추세"라며 "미국 당국에서는 대부분의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전망이 엇갈린다. 검찰 출신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우리나라 검찰은 테라, 루나를 증권으로 보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에선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고 있어 처벌 여부가 불투명하다”라고 전했다.
판사 출신의 이정엽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가상자산레귤레이션 센터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당국이 '이거 증권이다'라면서 규제를 하고 개발자는 '아니다'고 반발하면서 행정소송을 하게 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대법원 판례로 형성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이번 사건은 각국 정부의 포지셔닝을 확인시켜주는 하나의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