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시장 맛집 알려준다… 유통업계 '상생 행보'

      2023.03.26 19:10   수정 : 2023.03.26 19:10기사원문
대형마트 및 준 대규모 점포 의무휴업일이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로 정해졌던 관행이 최근들어 서서히 깨지면서 '상생 경영'이 유통 업계 최대 화두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지난 2012년부터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주말로 정해져 운영돼왔지만 최근 대구지역에서 평일로 전환되면서 여러 지원 사업을 통해 주변 전통상권과 상생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진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중소상공인을 플랫폼에 대거 입점시키고, 마케팅 등을 지원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피코크, 전통시장 음식으로 PB 상품 만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초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대구 지역에선 유통 대기업과 주변 전통 상권 간 상생 노력이 시작됐다. 대구 이마트 만촌점은 300m 거리에 위치한 전통시장 대구 동구시장을 알리는 홍보 전단을 만들었다.
전단 내용은 동구시장 맛집 위치를 안내하고 주요 점포를 소개하는 것이다. 동구시장 창립 46주년 기념행사 경품으로 라면 1000개도 지원키로 했다. 다음 달엔 전통시장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만촌점에서 틀 계획도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최근 청주시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을 가졌다. 협약은 중소유통업체가 대형마트와 준 대규모 점포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데 협력하고 대형마트는 중소 유통업체를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청주시는 행정예고와 협의회 등을 거쳐 오는 5월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할 예정이다.

상생방안으로는 공동 마케팅, 지역 농민을 위한 농산물 직판장 운영 등 중소 유통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지원 등이 제시됐다. 향후 대·중소유통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구 지역에서 시작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 공동마케팅과 유사한 내용이다. 대구시에서의 상생 성공 여부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혹은 폐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단순 홍보 뿐만 아니라 이마트는 전통시장 특산물전과 우수 상품전 등을 진행해 전통시장의 판로를 대형마트로 넓힐 예정이다. 전통시장 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해 피코크 등 자체브랜드(PB)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구지역 전통시장의 우수 상품들이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으로 유통될 수 있다.

홍성수 이마트 CSR 담당 상무는 "단발성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을 목표로 전통시장과의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마트가 가진 노하우, 인프라, 시스템과 전통시장이 가진 경쟁력이 결합해 효과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들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쿠팡도 중소상공인과 동반성장 프로젝트로 최대실적

대형 유통사와 중소상공인 간의 상생 노력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1위를 넘어 전체 유통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쿠팡은 중소상공인과의 동반성장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쿠팡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지원하는 '착한상점'의 매출이 대폭 성장했다. 착한상점에 참여한 중소 상공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늘어났다. 이는 같은기간 전국 소상공인 매출 성장률인 11.9%에 비해 약 3배나 높은 수치다. 또 같은 기간 쿠팡 전체 매출 성장률인 26%보다도 높은 수치다.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의 성장은 쿠팡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쿠팡 전체 판매자 중 약 70%는 연 매출 30억 미만의 소상공이다.


쿠팡 측은 "최근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데에는 함께 협업한 중소상공인의 성장이 뒷받침된 셈"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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