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쏘아올린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실현가능성은?

      2023.03.28 05:00   수정 : 2023.03.28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27일 탄도미사일 추가 도발에 나서면서 핵 위협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가운데 러시아가 안보 강화를 이유로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면서 미국 정가에서 한반도 전술핵재배치 필요성까지 제기되는 등 동북아 안보평화 지형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카드 사용을 위협해오던 러시아가 벨라루스 지역내 핵 배치를 계기로 사실상 핵 카드 위협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서 북한의 핵위협 고도화를 비롯해 러시아의 전술핵 재배치,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핵분야 협력 등이 맞물리면서 다시한 번 국제사회에 핵 안보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北, 추가 탄도미사일 도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황북 중화에서 오전 7시 47분경부터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370㎞ 비행후 동해상 탄착했다고 전했다.


발사 원점인 황북 중화군은 북한 수도 평양에서 남쪽으로 60㎞쯤 떨어진 곳이다. 북한은 지난해 마지막날인 12월 31일에도 이곳에서 SRBM에 해당하는 '초대형 방사포'(KN-25) 3발을 동해상을 향해 쐈다. 군은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이날 미사일 도발은 지난 21∼23일 수중드론 형태의 핵어뢰로 평가되는 '핵무인수중공격정'을 발사한 지 나흘만이다.

탄도미사일로는 북한이 '모의 핵탄두 공중폭발' 실험이라며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한 후 8일 만의 도발이다.

북한은 올해 전략순항미사일 3차례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회를 포함한 총 8차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총 11차례의 무력도발을 벌이고 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이날 쏜 탄도미사일 2발은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은 홈페이지에서 '북한 미사일 등 관련 정보'를 통해 북한 서쪽 해안 부근에서 동북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방위성에 따르면 북한 탄도미사일은 오전 7시 47분과 7시 57분경에 각각 발사됐고, 2발 모두 최고고도 약 50㎞, 비행거리 약 350㎞였다.

■한미연합훈련 반발 노골적 핵 고도화 위협 고조

북한은 전구급 한미 연합연습을 '북침 연습'으로 규정하고 FS 기간 내내 신형미사일 도발 등 위협 행위를 벌이며 지난 20일 시작한 연합상륙훈련인 쌍용훈련과 미 항모 전개 등에 대한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미는 또 이번 주 28일 한반도에 미 니미츠급 항모를 전개해 연합항모강습단훈련을 펼칠 예정이다. 북한의 이번 동해상 SRBM 발사는 동해상 미 항모 전개를 겨냥해 사거리를 조정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는 지난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사단급 규모 상륙군, 대형수송함 독도함(LPH·1만4천500t급), 미국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LHD-8·4만2천t급) 등을 동원해 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도발은 한·미 연합 상륙훈련과 미 항모 전개에 대한 반발성으로 관측된다. 비행거리 등을 고려할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미연합연습 '프리덤실드'(FS) 본연습 시작 나흘 전인 지난 9일 '신형전술유도무기' SRBM, 12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 14일 SRBM에 이어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19일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두는 SRBM 발사로 위협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또 지난 21~23일에는 '핵어뢰'와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남한에 핵 위협을 고조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최근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핵 투발 수단의 고도화 임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지난 24일 북한 관연선전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각각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은밀하게 작전수역에로 잠항하여 수중 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을 목적으로 하는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최종단계의 시험을 거쳐 2022년 12월에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작전배치가 결정되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한국의 주요 작전항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북한의 이 같은 가공할 만한 신형 무기에 대해 과연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정 실장은 이어 "강압적 정책을 계속하려고 하는 김정은의 셈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도 핵무기에 상대가 되지 않는 비핵무기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로 인해 갈수록 신뢰성이 약화하고 있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안보정책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며 "국민적 지지와 초당적 협력을 기반으로 핵자강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상원 공화당 간사 "한국에 핵무기 재배치 고려해야”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의 잦은 미사일 시험은 바이든 행정부를 안일하게 만들었지만 이런 실험을 평상시처럼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리시 의원은 “북한의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들에는 다양한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시험이 수반됐고, 이중 많은 것들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기”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실험의 속도와 다양성은 군사 충돌의 확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국 동맹국들에 보내기 위해 북한이 전시 사용 모의 시험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목표를 부정하고 확장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 내 핵 계획과 작전 매커니즘을 확대할 뿐 아니라 미국의 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에서 외교안보 문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중진 의원인 리시 상원의원의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 의견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 자체 핵무장 주장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일부 전문가들과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어 주목된다.

■러시아,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러 발과 항공기 10대를 이미 벨라루스에 배치했다고 밝히고 오는 7월 1일까지 벨라루스 요지에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부에 접한 나라다. 벨라루스는 또한 나토 동부 최전방 국가들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과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 전술핵의 벨라루스에 배치로 이들 국가들은 핵 위협으로부터 직접 위협 받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자국 영토에 훈련 명목으로 러시아군 병력과 장비를 받아들임으로써, 북쪽 진입 경로를 제공했다. 이후 벨라루스군의 참전설도 끊이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로씨야 24' 방송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벨라루스의 요청을 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똑같이 한다는 것은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배치될 전술 핵무기들의 통제권을 벨라루스에 넘기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최고위 당국자들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꾸준히 핵무기 사용을 위협해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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