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코스피, 불타는 코스닥…희비 갈리는 투자자들
2023.03.27 17:10
수정 : 2023.03.27 17:10기사원문
■2400선 위협받는 코스피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2주 동안 코스피지수는 0.06% 하락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4.92% 올랐다. 미국·유럽발 은행 위기에 따른 변동 폭의 확대에도 선방한 셈이지만 투자자들의 표정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큰 틀에서는 미국의 금리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 최유준 연구원은 "코스피는 경기를 대변하고, 코스닥은 투자심리를 얘기하는 상황"이라며 "코스피는 FOMC가 한 번의 금리인상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경기가 눌릴 수 있다는 부담감, 코스닥은 긴축 우려가 사라진 것을 조금 더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에 경기민감주가 몰려있는 반면, 코스닥에는 경기에서 자유로운 업종들이 많다는 점이 지수에 반영되는 것이다.
은행발 위기를 봉합하더라도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최 연구원은 "'뭔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SVB, CS에 이어 도이체방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다.
■코스닥, 후속 주도주 고민
상대적으로 강세가 이어진 코스닥은 주도주 교체라는 숙제가 있다. 2차전지 관련주가 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다.
메리츠증권 이종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2차전지 만큼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업종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은 항상 적정성을 찾아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급의 이기적인 지속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3일 2차전지 관련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두 종목의 거래대금이 3조4087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17조9269억원)의 19.0%를 차지했다. 특히 일부 소재주나 장비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테슬라보다 높아진 수준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피는 반도체업종이 반전 포인트로 꼽힌다. 반도체의 비중이 높은 만큼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만한 요인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반도체업종의 반등 시점을 기존 2·4분기에서 3·4분기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다.
이 연구원은 "1·4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업체들의 공급조절 의사가 필요하다"면서 "감산이나 재고 조절에 대한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