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前대만총통 중국 도착, 74년만 전직 최고위직
2023.03.27 20:41
수정 : 2023.03.27 20:4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마잉주 전 대만 총통(73)이 27일 국공내전 종료 이후 74년 만에 대만 전·현직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다. 현직 대만 총통이 중국을 방문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매체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이 일행을 이끌고 이날 오후 항공편으로 상하이에 도착했으며, 고속열차를 타고 난징으로 향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과 상하이시 당 위원회 책임자들이 공항 영접을 나왔다. 마 전 총통은 방중 기간 난징, 우한, 창사, 충칭, 상하이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난징은 과거 국민당 정권의 수도, 충칭은 임시 수도였다. 또 우한은 청조를 붕괴시킨 신해혁명의 시발점이 된 1911년 ‘우창 봉기’가 일어난 곳이다.
마 전 총통은 난징, 우한을 거쳐 후난성 샹탄의 종가를 방문해 조상에게 제를 올린 뒤 충칭을 거쳐 상하이로 돌아온다고 대만 매체는 전했다.
대만으로 돌아가기 전 상하이에선 장제스 전 총통 부부가 약혼식을 한 상하이 허핑 호텔과 전통 정원인 예원을 찾을 계획이다.
현 야당인 국민당 출신 마 전 총통의 방중은 민진당인 차이잉원 총통의 임박한 미국 방문과 대비를 이루면서 주목된다. 차이 총통은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 벨리즈를 방문하면서 가고 오는 길에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각각 경유한다.
매체들은 차이 총통의 방미와 마 전 총통의 방중을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와 연결해서 해석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친미반중’ 성향이고 마 전 총통은 민진당에 비해 온건한 대중국 정책을 펴는 국민당 출신이다. 바꿔 말해 국민당은 중국과 화해를, 민진당은 갈등 구도를 부각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이 총통의 전임자인 마 전 총통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대만의 제12,13대 총통을 역임했다. 재임 중인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역사적인 양안 정상 회담을 하기도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