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인 창작물 ‘3% 우선구매’...약자 프렌들리 문화예술정책

      2023.03.28 10:45   수정 : 2023.03.28 10: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장애예술인 생산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총 847개 기관은 창작물 구매 전체 총액을 기준으로 3% 이상을 장애예술인이 생산한 공예, 공연, 미술품 등 창작물로 구매해야 한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우선구매 제도 시행은 장애예술인들이 자립적으로 창작활동을 지속하고, 직업으로서 예술가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취임 때부터 장애인의 문화예술·체육·관광의 환경이 좋아지면 모든 사람의 환경도 좋아진다고 강조해왔다. 이번에 시행되는 우선구매 제도는 약자 프렌들리 문화예술정책의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에 실시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예술인의 연간 평균소득은 809만원, 창작활동 수입은 218만원에 불과했고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지원해야 할 과제로는 ‘문화예술 창작 활동비 지원(44.4%)’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장애예술인들의 열악한 문화예술활동 기반을 개선하고자 장애예술인지원법이 개정됐고, 개정법의 시행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장애예술인 창작물 3% 우선구매 제도’가 의무화됐다.

우선구매 제도 시행에 대한 현장의 기대도 크다. 설문조사 결과 비장애예술인과 장애예술인 모두 우선구매 제도가 장애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예술계의 다양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문체부는 우선구매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현장에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먼저 우선구매 중개 업무 위탁기관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누리집을 통해 우선구매 제도와 장애예술인(단체)에 대한 정보, 우선구매 기관의 구매 절차 등을 담은 매뉴얼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문체부는 장문원과 함께 4월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 초기 제도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나아가 우선구매 온라인 시장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까지 ‘장애예술인 창작물 유통 특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보다 체계적인 구매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문체부 소속 및 유관기관은 장애예술인 미술품과 전시, 공연 등을 선도적으로 구매해 제도 시행에 앞장선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예술경영지원센터,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에 창작물 구매와 미술품 대여 전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은 9월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위한 창작물 구매를 계획중이다.


국립중앙극장은 4월 15일에 장애예술인과 비장애예술인으로 구성된 ‘뷰티풀마인드 오케스트라 공연’을 열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4월 22일, 장애예술인과 비장애예술인의 협연 공연을 관내에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우선구매 제도를 계기로 인사동 갤러리숍에 장애예술인 공예품 전용공간을 만들어 장애예술인 창작물 판매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악방송과 국립국악원 등도 장애예술인 출연과 공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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