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망사용료 부과' 반기… 빅테크-통신사 신경전 가열

      2023.03.28 18:14   수정 : 2023.03.28 18:14기사원문
글로벌 초거대기술기업(빅테크) 중 한 곳인 메타(구 페이스북)가 망사용료와 관련 "이미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며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인 통신사와의 공방전에 가세했다. 이에 유럽 및 국내 통신사들은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네트워크 투자에 기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는 5월 EU 집행위원회(EC) 공정기여(Fair Contribution) 관련 이해관계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메타 "이미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타의 케빈 살바도리 네트워크 부문 부사장, 브루노 센돈 마틴 리얼리티 랩 무선 담당 이사는 최근 메타 뉴스룸에 '네트워크 비용 제안은 잘못된 전제를 두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CP의 네트워크 투자 기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C가 진행 중인 공공 설문조사 자체를 반박한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디지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이미 CP가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살바도리 부사장과 마틴 이사는 "2018~2021년 CP들은 연간 1200억달러(약 155조 8000억원)를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간 통신사의 비용 60억달러(약 7조 8000억원)를 절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트래픽 급증을 유발한다"는 통신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논센스"라고 반박했다. 가까운 날에 메타버스 서비스는 이미 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된 와이파이(WiFi)와 같은 고정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공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통신사 "자신들 위해 인프라 투자"

유럽통신사 단체는 메타의 주장이 틀렸다며 빅테크의 네트워크 기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대변인은 "유럽 내 네트워크 투자 니즈는 여전히 1740억유로(약 244조 2000억원)에 달한다"며 "이들의 사업이 유럽 내 네트워크에 크게 기대고 있는 만큼 빅테크도 이 같은 간극을 채우기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가 트래픽 급증과 무관하다는 메타의 주장에 대해서도 "메타버스 이용자는 현재 트래픽 이용량 대비 평균 40배 더 많은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국내 통신사들도 유럽 내 통신사들과 비슷한 입장이다. 빅테크가 주장하는 디지털 인프라 투자는 자신들을 위한 투자이며, 통신사 망이용과는 별개라는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P들이 하고 있는 인프라 투자는 인터넷 망에 대한 투자 또는 기여가 아니라 자신들의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통신망 이용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빅테크가 망 사용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지속적인 트래픽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망 구축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이다"며 "유럽도 빅테크의 지불 필요성에 대해선 입장 변화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5월 중 빅테크의 네트워크 투자 기여 방안을 포함하는 '기가비트 연결법' 입법을 앞두고 진행 중인 이해관계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법안의 향방도 결정될 예정인 만큼 업계도 설문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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