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장비 '중희토류' 생산 축소...가격 상승 우려

      2023.03.30 13:31   수정 : 2023.03.30 13:3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올해 상반기 희토류 채굴·제련 총량을 20% 가까이 늘리면서도 군사용 장비, 전기차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중희토류는 오히려 줄였다. 중희토류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물량을 축소시키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경희토류↑·중희토류↓

30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자연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희토류 채굴·제련 1차 총량 지표에 관한 통지’를 보면 올해 상반기 희토류 채굴량은 12만t, 제련량은 11만5000t으로 잡혀 있다.

전년동기대비 채굴량은 19%, 제련량은 18.3% 각각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이 수치는 경희토류 생산량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경희토류는 11만t으로 1년 전에 비해 22.1% 늘었으나 중희토류는 1만900t으로 4.8% 줄었다.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는 희귀한 광물이면서 필수 전략물자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쓰임새는 차이가 있다.

경희토류는 상대적으로 많이 매장돼 있으면서도 용도는 광학유리, 촉매, 광학제, 세라믹 등 비첨단 분야에 제한적이다. 또 경희토류 중 세륨이나 란타늄 등은 TV브라운관과 형광램프가 액정표시장치(LCD)나 발광다이오드(LED)로 대체되면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 중희토류는 산업·의료·군수용 장치, 전기차 배터리, 영구자석 등 첨단 기술 장비에 주로 활용된다. 미국·호주·베트남 등에서도 묻혀 있는 경희토류와 달리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은 중국 외에선 생산이 미미하다. 영구자석 수요 증가로 중희토류를 쓰겠다는 기업은 늘고 있다. 다른 금속으로 대체할 수도 없다.

할당 기업별로는 베이팡희토가 유일하게 채굴량과 제련량이 전년보다 각각 34.4%, 36.5% 늘었다. 중국 정부가 2016년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6개 희토류 기업을 통합시킨 베이팡희토는 경희토류 중심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중희토류 기업인 중국희토그룹에게 배정된 채굴량과 제련량은 각각 3.7%, 4% 감소했다. 이로써 중국희토는 올 상반기 채굴 3만5500t, 제련 3만3300t의 희토류 밖에 생산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정부는 중희토류 관리 강화 차원에서 중국알루미늄그룹, 중국우쾅그룹, 간저우희토그룹 3곳의 사업을 통합한 다음 철강연구과학기술그룹, 비철금속과학기술그룹 등 연구기관 2곳을 영입해 2021년 말 중국희토를 탄생시켰다.

또 다른 중희토류 생산 기업인 샤먼텅스텐그룹과 광둥희토산업그룹도 희토류 채굴·제련량이 전년과 비교해 4.7%~5.1% 가량 각각 축소됐다.

■생산량 감소로 가격 상승 불가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중희토류에 대한 생산량 감소 결정을 내리면서 가격 상승이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감소 폭이 크지 않다고 해도 중국 정부가 하반기에 또다시 생산량을 줄일 경우 글로벌 공급망까지 흔들릴 수 있다. 희토류는 중국 정부가 생산 총량을 통제 관리하는 품목이다. 기업들은 정부가 정한 채굴 또는 제련·분리 지표를 초과해 생산할 수 없다.

중국이 중희토류 생산을 줄인 것은 환경보호와 매장량 관리 등이 표면적으로 제시된다. 다만 중국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광범위한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중희토류 생산량을 축소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자연자원부가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적 광물의 불법 채광 단속을 강화하고, 수출 금지·제한 기술 목록 수정안 의견수렴에 희토류 관련 내용을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를 책임지고 있다.
미국은 15%에 불과하다. 여기다 희토류가 정제·가공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하기 때문에 미국이 일찌감치 이를 포기하면서 중국의 정제·가공 역량 비중은 87%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통지에서 “희토류는 국가가 생산 총량을 통제·관리하는 품목”이라며 “불법으로 희토류를 생산, 구매, 가공하는 금하며 수출은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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