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회의 "권위주의 대응 파트너십 구축", 中 디커플링 반대

      2023.03.30 15:11   수정 : 2023.03.30 15:1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한국과 미국 등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가한 국가들이 29일(현지시간) 권위주의 대응 등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키로 했다. 러시아와 함께 권위주의 국가로 지목된 중국은 미국의 행보를 ‘디커플링’(탈동조화)로 규정하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온라인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120여개 국가 가운데 70여개국이 이 같은 내용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선언’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선언문에서 “권위주의와 부패에 더 단호하게 대응하고 민주주의가 모두를 위한 평화, 안정, 번영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민주적 제도와 과정을 강화하고 탄력성을 구축할 것을 약속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고수하는 국가와 국민을 지지하고 이를 훼손하려는 직간접적인 시도나 위협에 반대한다는 굳은 결의를 재확인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무조건적인 철수 등도 담았다.


미국 국무부가 “정상회담이 끝날 때(30일)까지 선언문 지지는 열려있다”고 말한 만큼 최종적으로 선언문 지지 국가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세계적인 권위주의 부상과 민주주의 퇴조에 대응한다는 취지 아래 중국 등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2021년 1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으로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열렸다.

중국은 첫 번째 회의 개최 때부터 이 회의를 주도한 미국에 대해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분열을 책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2차 회의에 대해서도 “반민주”, “동요의 화근”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리창 중국 총리도 30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든 우리는 개혁·개방에 전념할 것”이라며 “무역 보호주의와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디커플링을 만드는 주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무역 보호주의와 디커플링이라는 단어를 미국의 동맹국 결집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해 왔다.

‘중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개막식에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패트릭 아치 코트디부아르 총리와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세계 정·관·학계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겨냥, “미국은 자신의 수많은 폐단을 무시하고 소위 ‘민주주의’란 기치 아래 공공연히 이념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맞선 중국의 행보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부분 가입’을 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정치·경제·안보 문제를 협의하는 기구로 결성됐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합류했고 이란도 정회원으로 가입하려 하고 있다. 사우디까지 부분 회원 자격을 획득하면서 SCO의 영향력은 중동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중앙아메리카 방문에 나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의 강한 반대와 경고 속에 29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에 뉴욕에 도착, 로라 로젠버그 신임 미국 재대만협회(AIT) 회장,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대표 등을 만났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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