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6월 이후 농사가 걱정"..김규전 농어촌공사 이사

      2023.04.02 14:31   수정 : 2023.04.02 14: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수자원 관리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수자원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래세대 역시 깨끗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김규전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 이사(사진)는 최근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가뭄 소식에 따라 커지는 물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에 이같이 답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호우가 내리는 한 편, 반세기 내 최장 기간의 가뭄을 겪은 지난해는 우리나라가 이제 기후의 변화를 넘어 위기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한 해였다. 김 이사는 "남부지방은 이미 작년 11월부터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며, "농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가뭄 현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
전라도 지역의 경우 모내기는 문제가 없지만 6월 이후에도 비가 오지 않으면 영농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 7월에 농어촌공사에 입사한 김 이사는 진천음성지사장, 보은지사장, 충북지역본부장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지역 사회의 고충해결에 대한 실무를 지휘했다. 2021년 9월 수자원관리 상임이사 임명 이후로는 농업용수의 공급과 관리, 수리시설 유지관리 및 개보수, 스마트팜 등 용수공급과 관련된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실 물부족 국가가 아니다'는 인식이 한때 있었지만, 최근 다시 '물이 부족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키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상기후가 불안정한 식량수급으로 이어지며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식량난이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 이사는 "최근 6개월간 중부지방인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지역은 평년 강수량 대비 90~ 128% 이상의 높은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전북, 전남, 경남 지역은 평년 대비 75~83%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광주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역별로 적절한 수자원 관리와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지역별 강수량 격차로 인한 불균형 해소는 농어촌공사의 주된 수자원 관리 업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는 전국적으로 3400여개에 이른다. 전국의 평균 저수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73%로, 평년 대비 9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각 저수지별 물부족이 우려될 경우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인근 하천에서 물을 끌어와 저수지에 채우는 양수저류를 통해 938만㎥의 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김이사는 이같은 농어촌공사의 수자워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영농기가 시작되면 양수 시설을 통해 하천에서 수로에 물을 공급하는 직접 급수 등 시설별로 맞춤형 용수확보대책을 추진하고, 여유 지역의 수자원을 부족한 지역에 공급해 지역 및 수계 간 용수공급 불균형을 해소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의 물난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풍부한 강수량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도 있지만, 김 이사는 "연간 강수량은 1306mm 정도로 부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 중 54%에 해당하는 710mm가 여름철인 7~8월에 집중되어 쓸모없이 방류된다"며 저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역별 강수량 분포도 균일하지 않아 특정 지역에서는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 피해가 발생하는 등, 물의 수급과 관리를 위한 계획과 전략,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농가의 용수 부족 현상이 수도권 단수 등 중심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경기지역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 평균은 258mm이며, 이는 평년 대비 128%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공사 관리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97%로 평년 대비 109% 수준이다"며 지방에 비해 기반 시설 등 대비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현재 가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남부지방 피해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정부는 농어촌공사 뿐 아니라 환경부 등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비가 집중되는 홍수기 전까지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의 주요 댐 5곳의 공급 정상화를 위해 용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뭄대책에 힘입어, 문제 없이 물 공급이 가능한 '저수위'에 도달하는 시기는 늦춰지고 있다.
환경부는 5개 댐의 저수위 도달이 당초 4~5월로 예측됐지만 섬진강댐은 6~7월, 나머지는 올해 말에 이르러서야 저수위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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