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 회장 "매화, 봄이 돼 햇볕이 내리쬔다"
2023.04.01 23:30
수정 : 2023.04.01 23:30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은 “눈 내린 뒤 매화 나뭇가지가 눌려있지만, 봄이 되어 햇볕이 내리쬔다”면서 “압력이 있지만, 자신감은 더 있다”고 말했다.
■멍완저우, 소비자 등 지원이 '힘'
멍 부회장은 순회 회장직을 수행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 본사에서 열린 2022년 영업 실적 발표회장에 직접 등장, 이같이 밝혔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 부회장은 미국 사법당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3년 가까이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가 지난 2021년 9월 중국으로 돌아왔고, 중국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했다.
화웨이 역시 미국 제재의 직격탄을 받은 대표적 중국 기업이다. 미국은 화웨이 제품을 통해 자국의 정보가 중국 공산당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멍 회장이 밝힌 ‘눈 내린’은 미국의 압박을, ‘매화’는 화웨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봄’은 이러한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 정부의 지원과 국민적 호응, 자체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화웨이의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화웨이의 2022년 매출액은 6423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0.9% 증가했다. 반면 2022년 순이익은 68.7% 감소한 356억위안로 집계됐다. 미국의 압박에 순이익이 급락했으나 매출에서 선방했다는 것을 ‘매화의 사례’에 대입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멍 부회장이 언급한 자신감은 2022년 화웨이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이 1615억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과 연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25.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매출 대비 R&D 비용의 비중도 역대치에 달했다.
멍 부회장은 “2022년은 화웨이에 있어 미국의 제재를 받는 상황의 노멀화와 정상 운영의 전환을 노리는 한 해였다”면서 “소비자, 고객사, 협력사 파트너들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화웨이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쉬즈진 순환 회장도 "매화는 엄동설한 뒤 향기"
쉬즈진 화웨이 순환 회장도 같은 자리에서 “오늘날 화웨이를 매화에 빗대고 싶다”며 “매화는 엄동설한을 버텨낸 뒤 향기를 풍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도전이 거대하지만, 성장 기회가 남아있고, 산업 회복에 대한 신뢰가 있으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패기도 있다”면서 “폭우를 만나 빗속을 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은 화웨이의 지속 가능한 생존과 발전에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멍 부회장은 2022년 4월 3명으로 구성되는 화웨이 순환 회장 멤버에 진입했으며 2023년 4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6개월 동안 처음으로 직접 순환 회장직을 수행한다.
화웨이는 멍 부회장과 후허우쿤 부회장, 쉬즈쥔 부회장 등 3인의 순환 회장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각각 6개월씩 돌아가면서 순환 회장을 맡는다.
화웨이는 따로 동사장이 있지만, 순환 회장이 해당 기간 회사 경영의 최고 지도자로 활동하며 동사회(이사회)와 상무 동사회를 지휘하는 독특한 경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창립자 런정페이 회장은 형식상 동사회(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