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라운드 신인이 이럴수가 있나 … 롯데 이태연, 만원관중에도 2경기 연속 완벽투

      2023.04.02 17:33   수정 : 2023.04.02 17: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투수는 신인 드래프트의 라운드가 특히 중요하다. 타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스피드, 구위, 제구력, 투구폼 등 어느정도 순위를 매기기 좋은 지표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위 지명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회도 부상이 아닌 이상 지명 순번대로 부여받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이태연(롯데, 19)이다.
작년 6R로 롯데에 지명된 이태연이 개막 2경기에서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팀 내 유일한 좌완 릴리프 투수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이태연은 스트레일리에 이어 6회에 마운드에 올라와 김재환을 삼진, 강승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2개의 삼진과 더불어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특유의 슬라이더와 145km/h를 상회하는 포심이 인상적이었다.

첫 경기에서 호투하자 두 번째 경기에서는 더 중요한 직책이 부여되었다. 이제는 2-0으로 앞선 상황에서의 필승조 등판이었다. 이태연은 7회 2사 12루 정수빈 타석에서 투입되었다. 이승엽 감독은 신성현을 대타 카드로 냈고, 불꽃튀는 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태연은 침착하게 신성현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신인이 2경기에 나와서 단 한 개의 사사구나 안타도 없다는 것이다. 고교야구에서는 관중이 거의 없다. 하지만 잠실은 2만 4천여명의 관중이 이틀 연속으로 꽉 들어찼다. 거기에 스트라이크존도 고교보다 훨씬 좁다.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태연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영남중-충암고를 나온 이태연은 중학교 시절 윤영철과 라이벌 관계였었다. 4년전 전국소년체전 4강전에서는 이태연의 영남중이 윤영철의 충암중을 꺾고 서울대표로 전국소년체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충암고에 진학한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2학년 때까지 거의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3학년 시즌 화려하게 부활하며 충암고를 청룡기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유신고에게 패했지만, 청룡기 결승전 선발 투수가 이태연이었다. 그리고 그런 활약을 인정받아 6R 지명을 받았다. 독보적인 에이스 윤영철에게 가려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알짜 지명이었다.

신장이 큰 편이 아니지만, 팔스윙이 빠르다. 슬라이더라는 확실한 변화구가 있고, 무엇보다 큰 경기에서도 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롯데는 좌완 투수가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이태연에게는 기회의 땅이었다. 1군 스프링캠프로 따라갔다 왔고,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었다.
한동안 이태연은 1군에서 중용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태연이 확실하게 중간에서 자리를 잡아줌에 따라 롯데는 김진욱의 활용성을 더 넓게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궁합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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