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안소요 "경란아, 앞으로는 꼭 행복해야해" ②
2023.04.03 08:01
수정 : 2023.04.03 08: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안소요는 지난달 파트2까지 전편을 공개하고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연출 안길호)에서 경란으로 열연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인생을 건 복수를 하는 동은(송혜교 분)이 있다면, 경란은 학교를 벗어나서도 가해자들에게 종속되어 있는 피해자다. 그는 가해자가 부리는 직원이며, 심부름과 궂은 일은 해준다.
안소요는 극에 다 드러나지 않은 경란의 인생을 그려보면서 더 깊이 마음이 아팠다. 두려움 때문에 동은을 외면한 날 이후로 탈출과 변화를 일으킬 기력도 없었던 경란의 삶이었다. 그런 경란이 오래 외면했던 자신의 삶을 마주하면서 터뜨린 눈물이 안소요에게는 복잡한 감정으로 다가왔다. 안소요는 경란의 앞으로의 삶은 다를 것이라면서 그의 진정한 행복을 바란다며 웃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아역 분량은 어떻게 봤나. 경란 아역(이서영 분)과의 싱크로율도 화제였는데.
▶(박수를 치며) 정말 제 어린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물론 나보다 훨씬 예쁘지만, 정말 닮았더라. '경란이다' 싶었다. 제가 봐도 경란다운 표정 등 닮은 점이 많았다. 제작진이 정말 엄청 신경을 써서 캐스팅을 했구나 느껴졌다. 감독님도 촬영장에서 '어린 경란을 캐스팅했다, 정말 닮았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기대를 했는데도 기대 이상으로 닮았다. 아역, 성인역 싱크로율은 우리가 최고이지 않을까. 나중에 (이서영을) 만나면 너무 반가울 것 같다.
-'더 글로리'를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마음 아파 했다.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깨워주는 드라마였다.
▶나도 너무 가슴이 아프고 보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비슷한 아픔이 되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모이길 바랐다. 경란이가 '더 글로리'를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상상도 해봤다.
-더 마음에 남은 장면이 있다면.
▶경란이가 방에서 혼자 우는 장면이 있다. 대본으로 봤을 때도 되게 마음이 아팠다. 그러다 경란이가 동은이의 팔짱을 뿌리치고 가는 과거신도 나온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경란이로서는 아마 처음으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맞닥뜨리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경란이 바닥을 치고 시작할 수 있는 기점같아서 좋았다.
-경란이는 '더 글로리'를 어떻게 볼까.
▶경란이의 마음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기점에서 작품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경란이가 이 작품을 본다면 스스로를 잘 받아들이고 좋은 방향으로 앞으로의 삶을 잘 꾸려나가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제 믿음 중의 하나가 사람은 변한다는 것이다. 경란이도 변할 거다. 지금까지 혼자서는 힘들었겠지만, 동은이라는 존재를 다시 만났고 여러 사건이 있지 않았나. 아마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면 더 빨리 변화가 찾아왔겠지만, 지금의 변화도 많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경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란아, 이름을 부르는 것도 슬프다. 나에게 와줘서 고맙고 그동안 고생했어. 앞으로 잘 살았으면 좋겠어. 사랑해.
-1987년생으로 극중 인물과 나이가 똑같은데, 학창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나.
▶나는 조용한 학생이었다. 동은이와 경란이 대사를 잘 들어보면 '떡볶이 먹고 노래방 가자' 그런 대사가 있는데 공감이 되더라.
-조용한 학생이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대학에 진학할 때 연극영화과에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다. 일단 학교(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서 연극동아리에 들었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연기를 처음 했는데 선배들이 너무 잘한다고 하는 거다. 내가 연기에 소질이 있구나 싶었는데, 신입생들이 빨리 그만 두지 않게끔 칭찬을 많이 해준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웃음) 연기를 통해서 내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게 예술의 형태로 받아 들여진다는 것에 매료됐다. 그때도 지금도 연기를 너무 좋아한다.
-좋아하던 연기를 업으로 하게 됐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받을 수 있으니까 좋다. 그리고 여러 작품을 하면서 더 많은 분들에게 피드백을 들을 수 있지 않나. 그런 반응을 받는 게 기쁘다.
-'더 글로리'로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
▶작은 공연, 독립영화를 많이 해왔다. '더 글로리'는 조용히 연기를 하고 있는 제 손을 잡아 이끌어서 사람들 앞에 세워준 것 같다. 이런 사람이 이렇게 연기를 하고 있었다고 소개를 해준 것 같다. 경란이가 그런 것처럼, 나도 앞으로 더 잘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됐다.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생각인가.
▶배우로서의 방향성이 바뀐 건 없다. 아직은 배우로서는 정말 어린 아이라고 생각한다. 해야할 것도 많고 더 많이 성장하고 싶다. '남남'이라는 작품에 나온다. 거기서도 박성훈씨와 만난다. 재미있고 유쾌한 분이다.(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대답이 다르다. 다 해보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기 때문이다.(웃음) 반전 매력이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겉으로는 이래 보이는데 실제로는 아닌, 그런 인물. 그리고 나는 누구나 다 반전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그 점이 더 부각되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