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객 발목 잡는 ‘무릎 관절염’, 조기치료 중요

      2023.04.08 09:00   수정 : 2023.04.08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요즘 A씨(56)는 예년보다 이르게 핀 벚꽃을 즐기기 위해 봄나들이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겨울부터 느껴졌던 무릎 통증이 점차 심해졌던 것. 이따금씩 시큰거리던 통증은 쿡쿡 쑤시기 시작해 보행에도 악영향을 줬다.

증상이 더 나빠질까 우려돼 병원을 찾은 A씨. 안타깝게도 ‘무릎 관절염’ 2기 진단이 내려진다. 다행히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소견을 들은 A씨는 무릎 염증을 없애고 약해진 연골을 강화하기 위해 한방통합치료에 적극 나서기로 한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은 무릎 건강 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다. 겨우내 경직돼 약해졌던 무릎 관절이 갑자기 증가한 운동량에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 관절염 환자는 3월 66만2008명에서 4월 72만4206명, 5월 77만6309명까지 늘며 봄철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무릎 관절염은 무릎 위뼈와 아래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닳아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무릎 연골은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관절이 통증 없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무릎 연골이 노화와 지속적인 충격, 체중 부담으로 인해 점차 닳게 되면 질환의 발생 위험도 커진다. 쑤시거나 시큰거리는 통증과 삐걱거리는 느낌, 마찰음 등이 무릎 관절염의 주요 증상이다.

무릎 관절염의 진행 단계는 연골의 손상 정도에 따라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초기인 1기는 연골 마모가 시작돼 시큰한 통증이 발생하지만 눕거나 앉아서 쉬어주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연골이 손상돼 무릎 관절 사이 간격이 더욱 좁아지는 2기부터는 염증으로 인해 무릎을 자유롭게 구부리고 펴는 것이 힘들어진다. 3기에 이르면 가시같이 뾰족한 뼈가 자라는 ‘골극’까지 다수 발생해 통증이 잦아진다. 2기와 3기는 중기에 해당한다.

말기인 4기까지 악화될 경우 연골 손상이 심해 무릎 위뼈와 아래뼈가 거의 맞닿아 있는 상태가 되고 극심한 통증과 열감이 동반된다. 한 번 손상된 연골은 회복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초기, 중기까지는 비수술 치료를 통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 발생 시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관리에 임하는 것이 침습적 접근을 줄이는 무릎 관절염 치료의 핵심이다.

한방에서는 무릎 연골 보존 및 퇴행 방지에 초점을 두고 침·약침치료와 한약 처방,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무릎관절을 치료한다. 먼저 족삼리, 양릉천, 내슬안 등의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아 경직된 무릎 주변 조직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완화한다.

이후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황련해독탕약침, 중성어혈약침 등의 약침치료는 무릎 연골에 나타난 염증을 해소하고 약해진 신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연골 손상 부위의 회복을 촉진하는 숙지양근탕과 같은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연골과 뼈의 퇴행을 늦추고 관절염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실제로 숙지양근탕의 주요 한약재인 모과의 연골 보호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국제분자과학저널’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모과가 연골의 구성 성분의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연골세포를 보호하는 기전이 확인됐다.

염증을 일으킨 연골세포에 모과 추출물을 처리한 결과 연골의 유연성과 탄력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2형 콜라겐’과 ‘프로테오글리칸’의 발현량이 많아져 연골 구조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분석됐다.

치료와 함께 운동도 중요하다. 평지에서의 걷기 운동은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경사진 곳이나 계단이 많은 장소는 보행 시 충격이 무릎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신고 올바른 자세로 평지를 천천히 걷도록 하자.

다만 통증이 극심한 무릎 관절염 환자라면 운동을 피하고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귀가 이후에 온수 샤워와 온찜질 등으로 무릎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봄을 맞아 들뜬 마음은 상춘객들의 걸음걸이를 가볍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건강에 소홀해질 수 있다. 무리한 나들이는 무릎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일산자생한방병원 김영익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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