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글씨·쉬운 용어…'고령층' 전용 은행 점포 왜?

      2023.04.04 05:00   수정 : 2023.04.0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령층을 위한 은행 서비스가 다각화되고 있다. 고령층을 위한 점포부터 큰 글씨, 쉬운 용어를 쓰는 자동화기기, 금융 플랫폼까지 수단도 다양하다. 은행권 점포 폐쇄로 소비자 불편이 커지자 비대면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을 덜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서울 영등포시장 인근에 고령층 특화 점포 '시니어플러스 효심 영업점'를 열었다. 지난 연말 서울 성북구 돈암1호점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지점이 자리한 지역은 고령층 고객 비율이 특히 높은 지역이다. 1호점이 위치한 돈암동 한신아파트 일대는 은행 점포들이 연이어 폐쇄됐고 2호점은 영등포시장 인근에 있어 고령층 유동 인구가 높은 편이다.

일반 영업점보다 안락한 대기석과 낮은 카운터를 조성해 편의성을 높였다.
편리한 공간은 일종의 '사랑방'처럼 운영된다. 디지털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 앱 교육, 금융사기 예방 교육도 진행된다.

큰 글씨와 쉬운 용어가 적용된 '시니어 전용 ATM'이 설치된 것도 차별점이다. 고령층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원금보장형 상품을 주로 제공한다.

은행들의 '한 지붕 두 가족' 전략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우리·하나은행의 용인 신봉동 지점에 이어 KB국민·신한은행도 경기 양주와 경북 영주에 공동점포를 열었다. 우리·하나은행은 경기 하남 미사지구에 공동자동화점을 개설하기도 했다.

전용 모바일앱 구축으로 고령층의 비대면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도 있다. 2021년 말 만 65세 이상의 비대면 계좌개설 비율은 20%였다.

이에 금융당국도 은행들이 고령자 전용 은행 앱을 개발할 수 있게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해당 가이드라인을 가장 먼저 반영해 '쉬운뱅킹' 모드를 자사 앱에 탑재했다. 출시 3개월 만에 자사 앱 이용자 4명 중 1명이 이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히 글씨를 키우는 것을 넘어, 착오 송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송금 절차를 개선하는 등 고령층의 니즈를 세심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들이 '고령층 편의'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최근 과도한 점포 폐쇄로 당국과 여론의 비판이 커지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국내 영업점수는 지난 2020년 9월 말부터 지난해 9월까지 2년간 513곳이 감소했다.
직전 2년간 감소폭의 3배를 웃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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