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임박' 양곡관리법…野, 한 총리 탄핵까지 꺼내 들었다
2023.04.03 18:41
수정 : 2023.04.03 19:26기사원문
민주당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 여당의 '대통령 거부권 불 지피기'를 비판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탄핵과 국정조사까지 시사했다.
양곡관리법 개정 시 과잉 생산량 확대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을 인용하고 있는 한 총리와 정 장관을 겨냥한 것이다.
주철현 의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수정안 의결에 따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도 폐기돼야 하는데 한 총리는 (이를) 갖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알고도 그런 거면 국회는 물론 국민을 능멸한 것으로 마땅히 탄핵될 사유"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정 장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 결과가 대국민 담화문에 담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허위 담화문 발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진행하거나 다음 상임위에 장관 또는 연구원장을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재갑 의원도 "정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해 어떻게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 강하게 추궁하고 필요하면 장관을 탄핵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1일 양곡관리법 개정안 관련 현안질의 차원에서 정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오후에는 농민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쌀값 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견제를 이어 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첫 번째 대통령 거부권을 끝내 행사한다고 한다"며 "농민 생존권과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막기 위한 거라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정부 의무 수매에 앞서 타작물 재배를 지원해 벼 생산을 줄이고 식량 자급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정부 입장을 충분히 고려했고 예외 조항도 뒀다.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안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정부 여당은 대승적 차원의 조정안에마저 대통령 거부권만을 시사하면서 국민을 겁박하고 야당과 대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달 29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공개적으로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4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 의결 절차를 밟은 뒤 같은 날 이를 재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대통령 거부권 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강경 태도로 야당에 맞섰다.
농해수위 여당 간사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4월 상임위 의사일정을 전부 무효로 간주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은 성명문을 내고 "국민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먹거리 문제를 다루는 농해수위에서만큼은 더 이상 정치적 의도와 꼼수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며 야당이 고려 중인 '제2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제출을 당장 멈추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의무 매입을 재량 행위로 규정하는 '맞불'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 이양수 의원은 "최 의원이 별도로 낸 안이고 아직 상임위 소위에 접수되지 않아 논의해 보지는 못했다"며 당론 추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