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정, 열쇠는 GTX

      2023.04.04 15:32   수정 : 2023.04.04 15: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교통발달로 이동시간이 줄면 부동산 가격은 균등화될까, 양극화될까?" 대학교 수업 때 일이다. 흥미로운 질문과 달리 교수님의 답은 단순했다. 교수님은 "현재 연구에 따르면 정답은 없다"며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집값 하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단기적인 경착륙 때문에 생기는 파괴적인 효과는 막되 (집값이) 당분간 하향 안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18배까지 상승한 것은 비정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 때문에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의 발언은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0.78명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2022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저조한 출산율 탓에 이른바 '대한민국 소멸론'도 나오는 중이다. 특히, 집값이 높은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집값과 출산율이 반비례한다는 원 장관 주장이 일리 있는 셈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집값 안정책으로 기대된다. 주요 업무·상업지구 접근성이 높은 주택의 희소성이 줄기 때문이다. 다만, 중심지 집값을 더 올리는 양극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잦은 정거로 인한 느림보 GTX는 없어야 한다. 이동시간이 길어질수록 GTX 정착역 주변 주택이 서울 중심지 주택을 대신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반대로 입지별 가격 줄세우기는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현재 추진 중인 GTX-A·B·C는 당초 계획보다 정착역이 늘었다. 최근에도 GTX-B와 관련해 인천, 경기권에서 추가 정차역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 관계자는 "정착역이 추가되면 정차 시간뿐만 아니라 정차를 위한 감속 및 본래 속도 회복을 위한 가속에 필요한 시간 등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미래의 GTX-D·E·F는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을 빠르게 잇는다는 사업 의의에 충실해야 한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올해 업무계획에서 GTX-D·E·F노선의 추진방안을 상반기 내로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외곽의 풍부한 녹지를 갖춘 택지에서 서울 도심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계획으로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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