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소리, 국민의 소리
2023.04.04 18:51
수정 : 2023.04.04 18:51기사원문
기업이 고객만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소리, 즉 자사가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반응과 의견을 면밀히 수집하고 분석하여 활용해야만 한다. 마케팅 실무 현장에서 고객의 소리 경영은 콜센터에 접수되는 고객불만사항 접수부터 처리 완료까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처리 결과를 부서별로 지표화하여 관리·평가함으로써 고객의 체감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고객관리시스템을 의미하기도 한다.
커피숍 매장에 도착하기 전에 모바일로 미리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인 '사이렌 오더'로 유명한 스타벅스 앱에는 '스토어 케어' 서비스라는 고객의 소리 채널 기능이 있다. 고객이 방문 중인 매장의 불편사항을 앱에 입력하면 매장 파트너가 확인 후 즉시 개선할 수 있고, 불편사항 외에 파트너에 대한 칭찬 및 격려 등록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전화, 이메일, 팩스, 방문 등 각종 경로로 접수된 고객의 소리를 불만원인별로 분류하여 문제발생 부서나 해결 부서로 전달하고 해당 부서는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답변해준다. 삼성전자는 해외 매출이 많아지면서 소비자 클레임도 늘어나 전사적으로 고객의 요구와 반응을 실시간 처리·반영하고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객의 소리 시스템을 표준화하였다. LG전자, 현대차·기아, 교보생명 등 대다수 대기업도 고객의 소리 솔루션을 구축·활용하고 있으며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대검찰청,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다수의 정부부처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객의 소리를 수집·활용하고 있다.
기업이 전사적 차원에서 고객의 소리를 반영하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처럼 정부도 국정의 컨트롤타워 차원에서 국민의 소리를 체계적으로 수집·처리·반영해 국민 지지도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가는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실증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나 정부기관을 상대로 불만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고객의 비율은 매우 낮으며, 이들은 여론을 주도하는 극렬지지층이나 파워블로거가 대부분이다. 그 대신 다수의 불만족 국민은 국정 지지도 조사에서 부정적 답변을 제시하는 것으로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 SNS 채널의 다양화로 소통공간이 크게 확장된 디지털 시대에는 소소한 일상뿐 아니라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생각과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이 실행하고 있는 고객정서 분석을 국정기획에도 활용해봄 직하다.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