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미국 그리고 한국

      2023.04.04 18:51   수정 : 2023.04.04 18:51기사원문

최근 만난 세계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삼성과 현대를 외쳤다. 아이스브레이킹(분위기 풀기용 대화)을 위해 한국을 대표하고 세계적 제조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만 한 좋은 소재가 없었을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위상이 높아지니 제품도 잘 팔린다. 그들의 제품은 이곳 실리콘밸리에서도 자주 보인다.

실리콘밸리 쿠퍼티노에 애플 본사가 위치해 있음에도 실리콘밸리에서 스마트폰 갤럭시 사용자는 상당히 많다. 삼성페이를 취급하는 상점도 눈에 띈다. 삼성이 애플과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경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도 그렇다.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의 차로 최근에 화제가 된 쏘나타를 비롯, SUV 투싼은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현대차의 차종이다. 테슬라만큼 흔하지 않지만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도 보인다. 테슬라를 통해서 미국도 세계적 제조기업을 보유하고 있음을 잊지 않게 된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미국의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미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제너럴모터스(GM)도 세계적 기업일 수 있겠지만 위상은 삼성전자나 현대차보다 덜하다. 오히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GM보다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다.

그런데 테슬라보다 애플을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소프트웨어 기업의 영향력이 더 막강하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탄생시킨 오픈AI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챗GPT'의 등장으로 오픈AI는 단숨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다음달부터 17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그가 각국에서 누구를 만날지 벌써부터 주목을 받는다.

오픈AI가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만큼, 이것은 미국의 영향력이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을 만드는 미국의 힘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를 얘기한다. 실리콘밸리만의 문화인 다양성, 개방성,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등이 미국을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만든다고 얘기한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세계적 대학 스탠퍼드와 UC버클리에 모여 있는 우수한 인재도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을 등장시킨다.

앞서 말했던 세계적 스타트업 CEO는 한국의 또 다른 강점으로 우수한 인재를 얘기했다. 그는 한국이 한 단계 더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의 출현이 필수적이라는 진심 어린 조언도 했다. 한국에 우수한 인재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덕담이다.


과연 한국에서 오픈AI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다만 풀어야 할 숙제는 많아 보인다. 이 숙제를 기업이 풀 수는 없다.
정부와 기업의 협업, 그것이 또 필요하다.

홍창기 실리콘밸리특파원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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