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발 반도체 일감 터진다'...삼성, TSMC 독주 막을까

      2023.04.05 16:42   수정 : 2023.04.05 16: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물량을 시작으로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AI챗봇 '챗GPT' 열풍에 힘입어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형 고객사의 수주 물량 확보도 가시화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근 14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공정에서 AI 전문 팹리스 퓨리오사AI가 주문한 신경망처리장치(NPU)인 '워보이' 1세대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성능을 개선한 워보이 2세대도 내년 상반기 중 삼성전자 5나노 공정 라인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AI 반도체를 전문으로 설계하는 리벨리온의 '아톰'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 라인에서 양산됐다.
현재 AI 플랫폼에는 병렬 방식으로 많은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로 탑재된다. 실제 챗GPT 구동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GPU 'A100'가 1만개 이상 들어갔다. NPU는 GPU의 약점인 높은 전력 소모량과 비싼 가격 등을 보완하기 위해 AI 전용으로 설계됐다. 연산 처리 속도는 GPU보다 10배 빠르고, 가격과 전력 소모량은 5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챗GPT 열풍으로 AI 생태계 조성이 급물살을 타면서 팹리스의 AI 반도체 주문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대형 고객사들은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로 먼저 눈을 돌리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쥐고 있는 세계 1위 GPU 기업 엔비디아는 TSMC의 핵심 고객사 중 한 곳이다. 엔비디아 A100, H100 칩은 TSMC의 7나노·4나노 공정 라인에서 양산되고 있다. AMD도 TSMC에 맡기는 GPU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이 완공되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TSMC는 2024년 4나노, 2026년 3나노 칩 양산을 각각 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 물량을 수주하고 있지만, 규모 자체는 작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이 AI 반도체에 앞다퉈 진출하며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가 원활한 칩 공급을 위해 삼성전자에 일부 물량을 맡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글은 챗GPT 대항마로 선보인 AI챗봇 '바드'를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할 계획이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바이두도 중국판 챗GPT인 '어니봇'을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 검색 엔진 '빙'에 챗GPT를 접목한 버전을 선보인다. 네이버도 올 상반기 중 검색 서비스에 AI를 탑재한 '서치GPT'를 내놓는다.

삼성전자도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며 AI 반도체 생산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평택캠퍼스에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P4를 건립 중이고, 2042년까지 300조원을 들여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는다. 4나노 이하 공정을 양산할 미 테일러 공장도 내년 중 가동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LSI사업부의 높은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사 다변화가 시급한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칩 양산 능력을 통해 AI분야 대형 고객사의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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