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보낸 SOS 신호 캐치"...사람 여럿 살린 '택시기사'

      2023.04.07 08:10   수정 : 2023.04.07 08: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충북 충주의 한 택시기사가 연이은 선행으로 생명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하천 다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승객을 설득했고,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는 노인을 발견해 보호하기도 했다.

7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따르면 충북 충주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이호연(29)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한 승객을 태웠다.



승객은 목적지를 묻는 이씨에게 “강 같은 곳”이라며 “다리가 있고, 강 위에 건너뛰는데”라고 답했다. 이씨가 이유를 묻자 승객은 “그냥 기분이 좋지 않다”며 “강바람 쐬면서 산책을 하려 한다”고 얼버무렸다.


이씨는 주행 중에도 계속해서 승객에게 말을 건넸다. 이씨가 “힘든 일이 있냐”고 묻자 승객은 “잘못하면 빨간 줄 그어질 수도 있고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씨는 “그래도 힘내세요. 사람 사는 것 별것 없어요. 다 똑같아요” 등 응원과 위로를 건넸다.

남한강 다리에 도착한 이씨는 “나쁜 생각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승객은 “무서워서 못 한다”며 하차했다.

하지만 승객이 내린 뒤 계속 불안감을 느낀 이씨는 결국 다시 승객이 내렸던 장소로 차를 돌렸다. 승객은 다리 난간 위에 서 있었다.

이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를 한 뒤, 난간 위에서 승객을 위로하고 설득하며 시간을 벌었다. 경찰이 도착한 뒤에도 경찰과 함께 설득했고 결국 승객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다.


이씨의 선행은 또 있었다. 이씨는 지난 2월에도 횡단보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노인을 발견하고는 운행을 멈추고 구급대원들이 올 때까지 노인을 보호했다.

이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이 살면서 시간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한데 그걸 좇아가면 안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다”며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 생명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평소 운전을 좋아해 택시 기사를 선택했다는 이씨는 아내와 5살 아들과 함께 충주에 살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승객이 마지막으로 보낸 SOS 신호를 택시기사님이 캐치하셨다. 감동적이다” “기사님이 사람 한명을 살렸다” “기사님의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응원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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