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함께 하는 순천 미식 여행

      2023.04.08 08:00   수정 : 2023.04.08 0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전국 각지에서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가 '봄을 닮은, 봄을 담은 순천 먹거리'를 소개하며 박람회와 함께 하는 미식 여행 안내에 나섰다.

특히 순천은 '맛의 고장 남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맛을 자랑하는 곳이어서 제철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순천 봄맛 여행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8일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 봄맛 여행의 첫 번째는 청정 순천만에서 난 맛조개를 활용한 무침과 탕이다.



순천만 맛조개는 알이 굵고 쫄깃한 육질을 자랑하며 특유의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다. 잘 해감된 맛조개를 찜기에 넣고 찌면 맛조개찜이고, 여기에 물만 부어 끓여주면 그 자체로 시원한 맛조개탕이 된다.


살짝 데친 맛조개 껍데기를 일일이 까는 수고로움이 살포시 더해지면 새콤달콤 갖은 양념에 버무린 맛조개무침이 완성된다. 순천 낙안이나 도사 땅에서 자란 아삭한 오이나 풍미 좋은 순천만 미나리, 어느 쪽과 함께 버무려도 맛의 화룡점정을 찍을 순천만의 봄맛이다.


향긋한 봄향이 가득한 순천만미나리김치도 입맛을 사로잡는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은 희귀 철새와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공존의 터전이다. 지난 50년 세월 함께 해온 순천의 전통 작물이 있으니 바로 친환경 농산물 순천만 미나리다. 순천만 일대 60여 농가가 농사짓는 순천표 미나리는 꼬막미나리초무침, 미나리떡갈비, 미나리삽겹살, 오리탕 곁들임 메뉴 등 다채롭게 사랑받는 농작물계 미다스 손이라 할만하다.

한데, 순천에선 이 팔방미인 미나리를 오래전부터 '김치'로 즐겨왔다. 펄펄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친 미나리를 찬물에서 재빨리 씻어내 먹기 좋은 크기로 썬 후 물기를 꾹 짜준다. 미나리김치 양념의 포인트는 젓갈이다. 갈치나 멸치액젓에 고춧가루를 풀고 마늘, 새우젓 등을 잘 섞어 되직하게 준비한다. 양념에 미나리를 살살 풀며 조물조물 무쳐주면 향긋하고 아삭한 순천만미나리김치가 완성된다. 올봄 순천여행길에 미나리김치를 맛보고 싶다면 오래된 로컬 밥집을 찾아가길 추천한다.


봄의 별미로 꼽히는 도다리쑥국이나 정어리쌈밥도 순천에서 유난히 맛나다.

바다의 내음을 담은 도다리와 땅의 기운을 품은 쑥이 만나 봄의 시작을 알린다는 도다리쑥국은 생선뼈 우린 육수로 진하게 끓여도 좋고, 은은한 된장에 들깨가루 풀어 구수하게 끓여도 그만이다.


사계절 중 정어리가 최고로 연하고 맛있다는 계절인 봄철 정어리찜도 별미다. 냄비에 잘 삶은 고사리를 푹신하게 깔고 살 통통하게 오른 정어리를 양껏 올린 후 특재 양념장을 골고루 덮어준다. 송송 썬 대파에 양파, 칼칼한 맛 더할 청양고추는 덤이다. 정어리의 비린 맛 잡을 토종허브 방아잎은 덤 중에 덤이다.


순천의 닭구이는 K-치킨의 재발견이다.

전국적으로 닭 관련 지명이 83개로 가장 많다는 전남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곳이 바로 순천이다. 특히 스토리가 더해져 더욱 흥미(味) 진진하다. 닭의 다리 모양을 닮아 이름 붙여진 계족산(鷄足山) 자락, 순천 서면 청소골에는 한양으로 가는 '옛길 관문길'이 있었는데, 과거 보러 가는 선비들이 들르는 청소골 주막에선 그들의 장원급제를 기원하며 마늘과 소금 등의 간단한 양념을 한 닭구이를 내었다 전해진다. 이후 산새 좋은 청소골에는 풍경 좋은 계곡마다 산장들이 들어서며 청소골은 순천 대표 먹자거리 닭구이골이 됐다고 한다.

순천식 닭구이는 싱싱한 생닭에 마늘과 소금 등의 양념을 발라 재어뒀다가 숯불에 올려 즉석으로 구워 먹는다. 지글지글 맛난 소리와 함께 닭 한 면이 노릇노릇해지면 뒤집어가며 익히는데, 양념을 바른 닭은 타기 쉬우니 자주 뒤집어가며 익혀야 한다.

잘 익은 닭구이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주인장 손맛 밴 깻잎장아찌에 돌돌 말아 먹으면 별미 중에 별미다. 기력을 보충해 줄 녹두를 넣은 닭죽도 잊지 말고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순천 조계산에서 난 산채로 만든 정식과 비빔밥은 웰빙 푸드로 꼽힌다.

해발 887m의 조계산은 천년고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은 불교의 성지다. 호남 3대 명산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매년 수많은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 중에 명소다.

산새만큼 유명한 것이 조계산의 맛이다. 산이 내어준 나물들은 등산 후 필수 코스로 통하며 조계산 아래 자락의 맛집 지도를 완성시켰다. 산새 좋은 조계산의 대표 메뉴는 여느 댁 한정식이 부럽지 않은 산채정식이다. 봄이면 고사리에 머위대, 두릅에 버섯류 등 수십 종류의 웰빙 식재료를 찌고, 볶고, 데치고, 지져낸 오색찬란한 한 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나하나 이름을 물어가며 먹다가 어느 순간 참기름 두른 면기에 흰쌀밥이나 보리밥 취향대로 골라 싹싹 비벼 산채비빔밥으로 즐기면 형형색색 정원의 도시, 순천의 매력이 입으로 전해진다.


순천 특산물 매실로 만든 차와 디저트를 음미하며 매실에 진심인 도시 순천을 느끼보는 것도 즐겁다.

순천에는 600년 된 매화꽃이 피는 선암사, 전국에서 가장 먼저 홍매화가 피는 탐매마을, 순천 매실의 효시인 이택종 선생의 공적비가 세워져 있는 향매실마을 등 매실과 인연이 깊은 곳이 많다.

특히 대통령실 추석 선물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3년 숙성 매실청, 매실곤약젤리, 매실호떡 등은 미국으로 수출될 정도로 K-순천의 이름을 알리는 효자상품이다.

매실에 대한 순천의 애정은 매실차를 시작으로 매실와인, 매실찰보리빵 등을 만들어냈고, 순천 청년창업자들이 연구·개발한 매실젤라또, 매실휘낭시에, 매실양갱, 매실초콜릿, 매실수제맥주, 매실사이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순천시 관계자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으로 순천을 여행할 '맛'이 생겼다"면서 "제철 순천산 농수축산물을 활용해 제대로 만든 '순천의 맛'도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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