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잔치는 끝났다"… 유럽·中증시로 가는 美투자자들

      2023.04.09 18:35   수정 : 2023.04.09 18:35기사원문
미국 펀드매니저들이 해외 증시에 눈을 돌리고 있다. 10여년에 걸친 뉴욕증시 상승세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0년 넘는 초호황을 끝내고 하락하고 있는 뉴욕증시 흐름이 유럽과 중국 등 해외 주식시장 강세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주식시장에서 340억달러 유출

8일(현지시간) 데이터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올들어 미 주식펀드에서는 34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반면 유럽에는 100억달러, 중국에는 160억달러가 유입됐다.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시가총액이 34조달러로 10조유로(약 19조달러)인 스톡스유럽600지수 시총에 비해 압도적으로 규모가 크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최근 금리상승, 은행위기 속에서 타격을 입고 있는 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고금리 상황에서 매력을 잃고 있다.

반면 유럽 주식시장은 금융, 상품 등 고금리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이 압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3년에 걸친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재개방에 나서면서 경제회복 기대감이 높다.

■뉴욕증시, 10년 넘는 초호황 마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펀드매니저들이 점점 해외 주식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뉴욕증시 추락으로 이어지면서 10여년에 걸친 뉴욕증시 상승세가 마감하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뉴욕증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신흥국 가릴 것 없이 해외 주식시장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이후 그 흐름이 역전됐다.

유럽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톡스유럽600지수는 뉴욕증시 알림판 역할을 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4분기 연속 앞지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수익률 역전이다.

유럽 주식시장 역시 지난해 하락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하락 정도가 뉴욕증시에 비해 훨씬 덜 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뉴욕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자각하게 됐다.

■"수십년 미국이 해외 시장에 밀릴 것"

T로프라이스 최고경영자(CEO) 롭 샤프스는 자사의 운용자산 1조3000억달러가 주로 미 주식에 투입돼 있지만 국제 채권과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샤프스는 T로프라이스가 잘 아는 것이 미국 시장이고 이 때문에 미국 주식에 대부분 투자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의 성장세 기회를 놓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블랙록기관투자연구소는 앞으로 수십년 간 미 주식시장 수익률이 신흥국, 유럽, 중국 주식시장에 비해 저조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블랙록은 특히 중국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운용자산 규모 1430억달러의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츠도 최근 전략노트에서 미 주식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인브리지는 미 주식시장이 은행위기로 인해 대출여건이 강화되면서 신용이 팍팍해 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은행들은 위험을 회피하고 있지만 주식은 여전히 고평가돼 있어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


파인브리지는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이 유망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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