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에 목돈 베팅한 30대 양도세 폭탄 피하려면

      2023.04.09 18:44   수정 : 2023.04.09 18:44기사원문
30대 직장인 A씨는 근로소득자로 꾸준히 돈을 모아왔다. 일탈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미래 자금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서울에 자기 이름으로 된 집 한 채는커녕 전셋값 마련하기도 벅찼다.

이대로 살다간 똑같은 하루가 연속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태껏 모은 종잣돈을 해외주식에 투자했다.
문제는 수익률은 차치하더라도 양도차익에 따라붙는 세금 문제를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감당하기 힘든 액수가 나오면 가지고 있는 자산들은 현금화해야 할 처지가 될 수도 있어서다. 이에 A씨는 부랴부랴 세무 상담을 신청했다.



PKF서현회계법인에 따르면 해외주식 역시 국내주식과 동일하게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다. 유상이전에 대해 납세의무가 부여된다는 뜻이다. 다만 후자는 대주주만 과세 대상자인 데 반해 전자의 경우 대주주 요건 등 판정과 무관하게 전부 양도차익에 대해 납세의무를 진다.

세율은 지방세 포함 22%로 책정된다. 과세기간은 1년 단위(1월 1일~12월 31일)로, 이듬해 5월 말까지 양도세 확정 신고 후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절세법은 있을까. 우선 통산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은 '양도차익-250만원'으로 계산한다. 만약 실현 수익이 250만원을 넘어서 세금이 걱정된다면 동일 과세기간 내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종목을 팔아 양도차익을 줄인다면 납부 세금을 아낄 수 있다. 그 만큼 손실 부분이 통산돼 과세표준 계산 시 적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20년 1월 1일 이후 양도 분부터는 국내주식(대주주·비상장·장외거래)과 해외주식을 합산해 양도차익을 계산할 수 있다.

다만, 이때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닌 국내주식은 해외주식과 '손익통산(손실과 이익을 통합 계산해 세금을 매기는 방법)'이 불가하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또 국내주식만 예정신고의무가 있으므로 신고기간에 국내외주식 손익을 합쳐 신고·납부하는 경우 국내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무·과소납부 돼 가산세 부과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단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서현회계법인 관계자는 "손익을 통산하고자 한다면 양도한 과세기간 다음 해 5월인 확정신고 기간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증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해외주식 수익을 실현하기 전이라면 '증여 후 양도' 절차를 통해 절세가 가능하다.

해외주식 증여시 수증자(증여받는 사람)는 증여한 날의 전후 2개월, 즉 총 4개월 평균가액으로 증여세를 계산해 신고·납부해야 한다. 이후 수증자가 증여받은 주식을 매도할 때 주식 취득가액은 증여받은 가액이 된다. 때문에 증여 앞뒤로 4개월 평균가액보다 더 높게 매도한 차익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증여로 주식 취득가액을 높여 양도차익을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과세표준을 낮추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2020년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해 배우자(직계존비속 제외)에게 증여받은 주식을 1년 내 매도 시 '이월과세'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련 법안 및 특례사항 유예와 함께 2025년부터 적용으로 연기됐다. 이월과세는 특수관계인에게 증여받은 자산을 수증자가 양도하는 경우 그 차익을 계산할 때 수증자가 아닌 증여자의 취득 당시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서현회계법인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 시 양도소득세는 매도일이 아닌 결제일이 기준이라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결제일은 증권 시장별로 다를 수 있다. 가령 미국은 3영업일에 결제가 되기 때문에 12월 31일에서 3영업일 이전에 매도를 해야 해당 과세기간 내 포함될 수 있다. 또 손익은 원화 기준이기 때문에 매매시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거래 중인 증권사 계좌가 '선입선출법'인지, '후입선출법'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서현회계법인 관계자는 "이익과 통산하기 위해 손실 중인 주식을 매도 후 다시 매수하는 경우 전자라면 매도 후 당일 매수해도 손실 처리가 되지만, 후자의 경우 매도 다음 날 매수해야 손실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PKF서현회계법인 회계사와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세무 재테크 Q&A] 기사는 매월 둘째 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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