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쾅' 내리치며 "돈 내놔"..78세 할머니, 은행 털다 붙잡혔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78세 할머니가 은행을 털려다 체포됐다. 이 할머니는 이미 두 차례 은행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플레전트 힐 지역에 있는 한 은행을 털려던 78세 보니 구치가 경찰에 체포됐다.

보석금은 2만5000달러(약 3300만원)로 책정됐으며 선임된 변호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당시 구치는 아래위 회색 옷을 입고 검은색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한 차림이었으며 손에는 비닐장갑을 끼고 있었다.

구치는 은행에 들어가 "소액지폐 1만3000장을 달라"라는 내용의 쪽지를 창구 직원에게 건네 돈을 받아냈다. 쪽지에는 "당신을 겁주려는 것이 아니다. 고맙고 미안하다"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폐쇄회로(CC)TV에 구치가 창구 직원에게 서두르라며 카운터를 '쾅' 하고 내리치며 위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당황한 직원이 지폐를 세려 하자 그는 "돈을 세지 말고 그냥 달라"라고 하기도 했다.

이후 구치는 차를 몰고 달아나다 약 3㎞ 떨어진 거리에서 경찰에 제지됐다. 당시 차 안 바닥에는 현금이 흩어져 있었고, 구치에게서 심한 술 냄새가 났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구치를 검거한 경찰관은 "용의 차량을 세웠을 때 차창 밖으로 노인의 손이 나온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라며 "이렇게 나이 많은 강도는 처음 본다"라고 말했다. 토미 라이트 플레전트힐 경찰서장은 "그저 슬플 뿐"이라며 구치가 별도로 질병을 진단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구치의 은행강도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치는 1977년 캘리포니아주에서, 2020년 캔자스시티 교외의 리스서밋에서 은행을 털어 각각 유죄판결을 받았다.

두 번째 은행강도 사건의 보호관찰기간은 2021년 11월까지였다.

[e-mail]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