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美 "우리 관계는 철통같다"..한국 달래기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감청한 정황이 담겨있는 기밀 문건이 발견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입장을 내놨다.

10일(현지시간)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공개된 문서가 고위급 지도자들에게 업데이트를 제공할 때 사용하는 포맷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미지 일부는 변경된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런 유형의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공개됐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 외교·안보 담당자를 감청한 게 사실이라면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철통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이 민감한 정보를 담은 문건을 보호하고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보안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안심시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고위급에서 접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내에 미국이 동맹을 감청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한국은 역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며 우리는 한국과 여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공유하는 비전의 큰 부분은 규범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뿐만이 아니라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세계에 폭넓게 적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건 유출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와 한국의 관계는 매우 깊다.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부 장관, 퍼스트 레이디(질 바이든 여사)는 국빈 방문 기간 한국의 카운트파트와 파트너를 맞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문건 유출과 관련해 "미국 당국자들은 지난 며칠 동안 관련 동맹 및 파트너와 고위급에서 소통해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이스라엘도 접촉했느냐는 질문에 "관련된 동맹 및 파트너와 접촉해왔다"라고 답했다.

커비 조정관과 파텔 수석부대변인 모두 미국이 접촉한 국가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이 유출 문건에 비중 있게 언급된 주요 동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과 이미 소통했을 것으로 보인다.

[e-mail]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