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故현미, 안개처럼 떠나셔…시대 함께 해 영광이었다" 눈물

      2023.04.11 11:51   수정 : 2023.04.11 11:51기사원문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현미의 영결식에서 가수 알리가 추도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4.11/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원로가수 고(故) 현미(본명 김명선)의 영결식과 발인식이 진행된 가운데, 가수 알리가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1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중앙대학교 장례식장에서 현미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이용식의 사회 아래 진행된 현미의 장례식에는 조카 한상진을 비롯해 한지일, 서수남, 양지원, 김수찬,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 남일해, 박상민, 알리, 엄영수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알리는 "안개처럼 떠나버린 고 현미 선배님, 처음 선배님의 비보를 접하고 믿을 수 없었다"라며 "지금도 무대 위 선배님 모습이 선한데 여전히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알리는 "'불후의 명곡' 이봉조 선생님 편에서 선배님을 만났다"라며 "당시 제 노래를 듣고 눈물 짓던 선배님 목소리 눈에 선하다"라고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힘찬 목소리로 '날 닮았네'라며 건강관리 잘 하라고 아끼지 않으셨다"라며 "수많은 '불후의 명곡'을 남기셨는데, 선배님의 가요계 업적을 후배들이 본받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알리는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공연을 하셨다기에 놀라웠다"라며 "깊이 있는 목소리 온몸을 뒤덮는 울림, 저 역시 가수로서 선배님의 열정을 닮고 싶다, 후배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선배님의 빈자리를 조금이나 메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 노래 가사처럼 말 없이 가셨다"라며 "그리움은 남는 자들의 몫이라고 한다, 저희 후배들은 이곳에서 선배님을 추억하고 그리워할 테니 그곳에서도 좋아하는 노래 마음껏 힘차게 부르시며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선배님과 이 시대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존경하고 사랑한다"라고 말하면서 알리는 눈물을 흘렸다.

추도사 이후 참석자들은 조가로 고인의 히트곡 중 하나인 '떠날 때는 말없이'를 불렀다. 이후 유가족 분향 및 헌화가 진행됐고 서수남 장례위원장과 대한가수협회 이사진들의 헌화 후 발인이 진행됐다. 발인 후에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고인의 두 아들이 있는 미국에 묘역이 조성될 예정이다.

앞서 현미는 지난 4일 오전 9시47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현미를 발견한 팬클럽 회장이 곧장 경찰에 신고해 현미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향년 85세다.

장례는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지난 7일 오전 10시부터 5일간 치러졌다. 고인의 빈소에는 수 현숙, 배일호, 정훈희,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이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또한 하춘화, 설운도, 김흥국, 한지일, 장미화, 쟈니 리, 진성, 배인순, 남일해 등 유명 가수들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더불어 나훈아, 이미자, 박구윤 등은 조화로 고인을 기렸으며, 윤석열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 가요계 대모를 추모했다.

특히 현미의 조카이자 배우인 한상진은 현미의 큰아들인 이영곤씨를 빈소에서 만나자마자 끌어안으며 오열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찬가지로 현미의 조카이자 가수인 노사연도 빈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드러냈다.

현미는 지난 1938년 평안남도 강동군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평양에서 보냈다. 이후 6.25 전쟁 당시 1.4 후퇴로 남쪽으로 내려왔다. 2000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한의 가족들을 만나는 모습이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미는 1957년 미8군 위문 공연에 오르면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1962년에는 냇 킹 콜의 곡에 자신이 작사한 가사를 입혀 '밤안개'를 발표해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현미는 '내 사랑아' '떠날때는 말없이' '보고 싶은 얼굴' '무작정 좋았어요' '애인' '몽땅 내 사랑' '바람' '왜 사느냐고 묻거든' 등의 히트곡들을 발매하며 많은 국민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현미의 슬하에는 유명 작곡가 고(故) 이봉조 사이에 낳은 아들 이영곤씨와 이영준씨가 있다. 첫째 아들 이영곤씨는 '고니'라는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둘째 아들 이영준씨는 가수 원준희의 남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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