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침대 매트리스에 벌레가 '우글우글'… 사장 "환불 안 돼"
2023.04.12 04:05
수정 : 2023.04.12 04:05기사원문
피해를 주장하는 A씨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드기 가득한 숙박업소 환불문제 답답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현장직으로 근무해 모텔을 숙소로 자주 이용한다고 밝힌 A씨는 "서울 금천구 소재의 모텔에서 일주일 이상 지냈는데 대량의 진드기와 빈대가 나왔다"라며 "침대 매트리스 사이에 린넨 패드가 깔려 있는데 그 사이에 벌레들이 살고 있었다.
A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매트리스를 들어올리자마자 흰색의 리넨 패드에 빈대알과 변태하는 과정에서 나온 갈색 껍질, 빈대 성충이 기어 다니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그가 또 다른 부분을 당기자 그곳에도 진드기와 빈대가 가득했다.
A씨는 "모서리 다른 부분도 린넨을 당겨보니 유충에 번데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라고 말했다.
A씨는 영상에서 빨간 반점 두드러기가 올라온 팔을 보여주면서 "온몸에 두드러기 엄청 올라와서 가만히 있어도 가려워 미치겠다. 긁다 보니까 물만 닿으면 따끔거리고 주사 맞고 항히스타민제 약 먹는데도 잠을 잘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응급실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빨간 반점은) 진드기와 빈대로 추정된다고 하더라. 거짓말 안 치고 상의 입은 부분 말고 다 두드러기 났다"며 "안 입은 옷들은 빨래방 가서 고온으로 세탁 두 번 했다. 숙소 옮겼는데도 다른 짐은 살릴 수 없어서 일단 그 방에 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더욱 분노한 부분은 모텔 사장 태도였다. 당초 A씨는 진드기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빼고 "두드러기가 나서 그러는데 침구 바꾸시냐, 청소하시는 거냐, 빨래는 어떻게 하시냐, 세제는 뭘 쓰시냐"고 여쭤봤다. 그러자 사장은 "손님 오시기 전에 침구 바꿨다. 당연히 청소하고, 세제는 보통 물 빨래할 때 쓰는 세제 사용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청소하고 침구 갈았다는 건 거짓말 같다. 청소하면 저 정도는 아니지 않냐. 저건 그냥 안 한 것"이라며 "유충이나 번데기 대량의 배설물이 그렇게 쌓여 있다는 건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았다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텔 사장 본인도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더라"며 "병원비까지는 보상해주겠다면서 방값 환불은 해본 적이 없어서 안 해준다고 한다. 직장 상사가 열받아서 모텔 운영 약관 달라니까 그런 것도 없다더라. 그럼 문제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하냐니까 앵무새처럼 '(손님한테) 환불해준 적 없다'고 말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참다 못한 A씨는 소비자원과 해당 구청 위생과에 피해 사실 자료와 함께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생과에서는 '현장 적발 아니면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마지막으로 "이 사장의 태도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냐. 심지어 숙박 앱에 버젓이 광고 올라와 있다"고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법적으로 손해배상 가능할 것 같다", "이런 곳은 폐업시켜야 한다", "서울에서 진드기 있는 숙소라니, 도대체 어디 모텔인지 공개해라", "영상만 봤는데도 몸이 가렵다"라는 등 공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