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세계경제, 험난한 회복"… 수출 비중 높은 韓 타격

      2023.04.11 22:00   수정 : 2023.04.11 22:00기사원문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를 "험난한 회복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11일 내놓은 4월호 세계경제전망(WEO)은 이 평가에 근거를 뒀다. 글로벌 경제 회복이 험난하면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1월에 이어 올해 한국경제성장률을 이날 또 하향조정한 이유로 분석된다.

한국의 수출주력 품목이자 세계 IT경제의 바로미터인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각종 지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제분절화 심화, 인플레이션 등 불안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채 실리콘밸리 은행·크레딧스위스(CS)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 확산 우려도 깊어졌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도 예상보다 지연될 전망이다. 한국 성장세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IMF, 韓 성장률 올 들어 2차례 하향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올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예상했다. 지난 1월 전망치 보다 0.2%p 낮춘 것이다. IMF는 지난 1월에도 우리나라 성장률을 1.7%로 전망하면서 기존(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3%p 하향한바 있다. 세계경제전망은 IMF가 매년 1·4·7·10월 발간하는 대표적인 보고서다

우리나라 성장률 하향 요인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미친데 따른 것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 은행 붕괴 등 미국·유럽 등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되면서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IMF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시장으로 파급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날 올 세계경제 성장률도 2.8%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2.9%)에 비해 0.1%p 하향한 것이다. 특히 IMF는 세계경제 중기성장률(5년뒤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는데 이는 WEO가 발간된 1990년 4월 이후 가장 낮다.

선진국 그룹(미국, 영국, 한국 등 41개국)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1.3%로 지난 1월 전망(1.2%) 대비 소폭 상승했다. 미국(1.6%, +0.2%p), 영국(-0.3%, +0.3%p), 이탈리아(0.7%, +0.1%p), 스페인(1.5%, +0.4%p) 등은 지난 1월 전망 대비 상향조정됐다. 독일(-0.1%, -0.2%p), 일본(1.3%, -0.5%p), 한국(1.5%, -0.2%p) 등은 하향조정됐다. 선진국 중 국가경제에서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와 일본, 독일의 성장률이 하향조정됐다. 글로벌 성장둔화의 타격을 더 받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신흥국 및 개도국 그룹도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3.9%로 지난 1월 전망(4.0%)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인도(5.9%, -0.2%p), 브라질(0.9%, -0.3%p)은 하락했다. 반면 러시아(0.7%, +0.4%p), 멕시코(1.8%, +0.1%p), 사우디(3.1%, +0.5%p) 등은 상승했다. 중국(5.2%, 유지)은 1월 전망치가 유지됐다.

IMF는 금융불안 외에도 지나치게 높은 공공·민간부채 수준, 신흥국 및 개도국 그룹 중심으로 나타나는 신용 스프레드 상승 등을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또 기대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정책조언도 내놨다. 재정지원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중장기적으론 재정적자와 부채규모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 분열, 중국 리오프닝 효과 미미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세계은행(WB)춘계 총회 대담에서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분열로 세계 경제 생산성이 하락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IMF 연구 결과 무역의 분절화로 세계 총생산이 최대 7% 감소할 수 있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성장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몇 년간 세계 분열이 심화되면서 30년간 성장과 번영에 엄청난 동력을 창출했던 통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무역을 통한 분업이 효과적으로 힘을 받아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우리에게는 아직 제한적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이 중국과 교역에서 많은 흑자를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며 향후 기대감이 약해졌음을 시사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과거처럼 중국이 우리 경제에 빠르게 반등의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경제 회복시 시차를 두고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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