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다시 훈풍부나
2023.04.12 16:45
수정 : 2023.04.12 16: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업공개(IPO) 시장이 빙하기를 벗어났다. 기관 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률도 증시 활황이던 2021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다만, 대어가 없는 중·소형주 위주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요예측 1000대 1 이상 수두룩
1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16개 신규 상장기업(스팩·리츠·재상장 제외)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1077대 1이었다. 직전분기(462대 1)아 비교하면 급반전이다. 전년동기의 963대 1보다 높고, 2021년 1·4분기 수준(1319대 1)에 육박했다.
올해 1·4분기는 나노팀(1723대 1), 자람테크놀로지(1702대 1), 스튜디오미르(1702대 1), 금양그린파워(1613대 1), 이노진(1603대 1), 꿈비(1547대 1) 등이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888대 1이다. 2021년 1·4분기(1316대 1), 지난해 1·4분기(1088대 1)보다는 낮지만 2020년 1·4분기(634대 1)보다는 높았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상단을 뛰어넘은 기업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달라진 대목이다. 지난해 4·4분기 41.2%에서 올해 1·4분기 75.1%로 확대됐다. 2022년 4·4분기는 상단 초과 비중이 없었지만 올해 1·4분기는 18.8%로 급증했다. 반대로 공모가 밴드 하단 이하의 기업 비중은 25.0%로 전분기 대비 27.9%포인트 축소됐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수익률도 대폭 개선됐다.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은 올해 1·4분기 78.1%였다.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33.8%에 달했다. 10개 기업이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 100%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3분기 이후 재개
올해 1·4분기 IPO기업들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 기록) 행진이 이어졌지만 대부분은 시가총액 1000억∼2000억원대의 중·소형주였다. IPO 투자심리가 온전히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시각이다.
오아시스는 지난 2월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에서 부진, 상장을 철회했다. 오아시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9000억원 수준이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코스닥지수가 급등하면서 중소형 공모주도 좋은 성과를 냈다"며 "지난해 하반기 하락장에서 낮은 청구가액으로 심사를 청구했던 공모주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수익률 측면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어가 등장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때까지는 IPO시장이 회복됐다고 말하기 이른 감이 있다"며 "2·4분기까지는 중·소형주 위주의 시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마이크로투나노, 토마토시스템, 나라셀라, 모니터랩, 에스바이오메딕스 등이, 5월에는 기가비스, 진영, 씨유박스, 마녀공장 등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피 신규 상장은 3·4분기가 넘어서야 재개될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후성글로벌, 넥스틸 등이 이달 한국거래소에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RPG, 동인기연, 두산로보틱스 등은 상반기 중에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IPO 위주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종목에 편향되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남은 상반기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4월 예정된 수요예측 기업은 12개로 IPO 재료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