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TSMC 털어내고 일본 5대 종합상사에 집중

      2023.04.12 06:37   수정 : 2023.04.12 16: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TSMC 지분을 대부분 털어내고 대신 일본 5대 종합상사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특히 버핏은 자신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TSMC 투자를 이례적으로 투자 수개월 만에 대부분 회수했다.

버핏은 아울러 올해 9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11년여 만에 직접 일본까지 날아가 5대 종합상사 경영진을 만나기로 하는 등 일본 업체들에 애정을 보였다.



일본 투자 확대한다

11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일본 5대 종합상사에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기존 투자에 대해서도 ‘매우 긍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버핏의 인터뷰가 나온 당시 이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늘렸다.

미쓰비시(6.6%), 미쓰이(6.6%), 이토추(6.8%), 마루베니(6.8%), 스미토모(6.6%) 지분율을 모두 7.4%로 각각 높였다.

버핏은 닛케이에 이번주 후반 5대 종합상사 경영진을 만날 계획이라면서 이들과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버크셔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관해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이들 종합상사에 60억달러 넘게 투자한 버핏은 지난해 말에도 지분율을 최소 1%p 넘게 끌어올려 각각 6% 이상으로 높였고, 이번에 다시 이를 각각 7.4%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투자 기준 대부분 충족

버핏이 일본 5대 종합상사에 꽂힌 이유는 이들이 버핏이 선호하는 주식투자 조건을 대부분 갖췄기 때문이다.

우선 이 5대 종합상사는 버핏의 버크셔 같은 문어발식 그룹이다. 버핏이 친숙한 구조다.

저평가된 가치주라는 장점도 있다. MSCI 일본지수내 일본 기업들의 주가수익배율(PER)이 평균 12.5배인 반면 이들 5대 종합상사 PER 평균은 6.8배로 그 절반 수준이다.

이들은 아울러 버핏이 선호하는 고배당주이기도 하다.

일본 기업들의 평균 배당률이 2.7%인데 반해 5대 종합상사 평균 배당률은 두 배에 육박하는 5.2%에 이른다.

또 종합상사가 고수익을 내는 캐시카우인데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자원확보 정책에 힘입어 위험은 최소화하는 고수익·저위험 종목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위험이 큰 자원투자에서 손실이 나도 이를 일본 정부가 보충해주기 때문에 이들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지정학적 긴장’ 때문에 TSMC 지분 매각

버핏은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이와 대조적으로 TSMC 지분은 매각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버크셔는 2월 공시에서 지난해 말 현재 TSMC 보유 지분의 86%를 매각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버핏은 지난해 7~9월 41억달러어치 이상의 TSMC 주식을 인수한 바 있다.

장기투자가 원칙인 버핏이 단기차익을 노리고 TSMC 주식을 사지는 않았을 터여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버핏은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TSMC 매각은 지정학적 긴장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 의장이 아시아 순방 길에 대만을 들르자 크게 반발하며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 바 있다. 또 이번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에콰도르 등 대만 수교 중미 국가들을 방문하면서 미국을 들러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을 만나자 다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대만과 긴장을 높이고 있다.


버핏은 TSMC 가 잘 관리되는 업체로 탄탄한 성과를 내는 것에 만족한다면서도 굳이 이 같은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높은 대만이 아니더라도 투자할 곳은 많기 때문에 TSMC 지분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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