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동 감독 "'좋좋소'는 70점, '찐따록'은 평균 3점" ①

사진제공=3Y코퍼레이션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좋좋소'는 70점이고 '찐따록:인간 곽준빈'은 평균 3점이죠."

이태동 감독이 연출한 '좋좋소'와 '찐따록:인간 곽준빈'을 자체 평가했다.

'찐따록:인간 곽준빈'(이하 '인간 곽준빈')이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곽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총 6부작 웹드라마로 모태솔로 복학생 곽준빈을 주인공으로 하는 하이퍼리얼리즘 캠퍼스물이다.

웹드라마 '좋좋소' 이후 크리에이터 빠니보틀(본명 박재한)과 이태동 감독이 의기투합한 두 번째 작품이다.

이 감독이 빠니보틀과 함께 작업했던 '좋좋소'는 지난 2021년 공개 이후 유튜브 웹드라마에 한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소 기업에 취직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내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을 불러모았다. 총 26부작으로 이뤄진 '좋좋소'는 유튜브에서 매 에피소드 3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좋좋소'는 인기에 힘입어 웹드라마 처음으로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핑크카펫을 밟았다.

'좋좋소'의 성공을 거둔 뒤 이태동 감독이 이번에는 크리에이터 곽튜브(본명 곽준빈)을 만났다. 그렇게 탄생한 '인간 곽준빈'에는 이태동 감독, 곽준빈의 대학교 생활 경험과 주변인들의 실제 경험들이 잔뜩 들어갔다. '인간 곽준빈'은 '찐따들의 대학교 생활'을 모티프로 '좋좋소'와 마친가지로 시청자들에게 격한 공감을 선사하며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좋좋소' 만큼의 파급력은 아니지만 '인간 곽준빈' 또한 30대 남성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웹드라마계 신흥 강자로 활약 중이다.

이태동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인간 곽준빈'을 기획한 계기가 무엇인가.

▶빠니보틀님과 '좋좋소'를 만들었는데 '좋좋소'에서 빠니보틀님과 저를 연결해 준 게 곽준빈님이었다. 마침 빠니보틀님이 코로나 때문에 해외를 못 갔고, 웹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하셨다. 곽준빈님도 배우라는 직업에 계속 꿈이 있었고 연기를 계속 하고 싶어하셨다. '좋좋소'가 끝나고 저와 웹드라마를 만들자고 했고, '찐따들의 대학교 이야기'를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다.

-'인간 곽준빈'의 내용이 '좋좋소'처럼 사람들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매우 현실성 높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됐는데 실제 경험에서 나온 것인가.

▶빠니보틀님이 각본을 썼다. 자기 경험도 들어갔을 것 같다. 곽준빈님 이야기도 들어가있다. 저에게는 이야기 안 했는데 학교에 다녔던 주변 사람 이야기라고 하더라.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는 일화들도 들어갔다.

-곽준빈의 실제 이야기는 무엇인가.

▶고백한 여자는 못 사귀고 자기를 좋아해준 여자랑 연애했다고 하더라. '곰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라고 했던 후배가 있는데 뒤에 시즌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곽준빈님 이야기라고 하더라.

-'인간 곽준빈' 공개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

▶곽준빈님과 빠니보틀님은 아직 스코어가 저조해서, 다른 콘텐츠에 비해 조회수가 잘 안나와서 실망하기도 했다. 다른 OTT에서도 제안이 오면 하고 싶다고 했는데, 준빈님이 '좋좋소'만큼 잘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인간 곽준빈'의 주인공은 곽준빈님이다. 준빈님께서 연기 욕심이 있다. 자기 채널에 올리는 것이고, 자신이 주인공을 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저 또한 곽준빈님을 주인공으로 데뷔시키고 싶어했던 것은 맞다. 빠니보틀 형님과 '인간 곽준빈'을 준비하면서 우리 드라마의 가장 큰 위험은 곽준빈님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연기를 못해서(웃음), 밤마다 통화하면서 연기 연습 열심히 하라고 했다. 대규모 클럽 장면에서 곽준빈님이 열심히 춤을 추는데 진심이다. 오히려 너무 연기를 잘해서, 리얼해서 불편한 것도 있었다. 곽준빈님 연기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공감가는 콘텐츠를 만드셨는데 '인간 곽준빈'에는 어떤 반응들이 많았나.

▶'인간 곽준빈'은 여성분들이 보기에 불편하고 항마력이 딸릴 수 있다. '좋좋소'가 남녀노소 공감을 가져갔던 웹드라마라면 '찐따록'은 타깃층이 뾰족했던 것 같다. 30대 남성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하셨다. 여성분들이 봤을 때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 콘텐츠 트렌드는 '평균 3점'인 것 같다. 5점 만점이라고 했을 때 아예 재밌게 보거나 아예 재미가 없는, 1점과 5점이 많은 콘텐츠가 요즘 트랜드에 맞지 않나. '인간 곽준빈'은 그런 면에서 평균 3점인 드라마다.

-'좋좋소'와 '인간 곽준빈'을 비교하자면.

▶의도한 것이 많지는 않았지만 '좋좋소'는 70점이라고 생각했다. 30점은 동영상 댓글을 통해 시청자분들이 만들어주셨다. '좋좋소'는 남녀보다는 우리가 사는 이야기다보니 남녀 이야기보다는 대중적이었다. 빠니보틀님도 저와 생각이 같은데 '좋좋소'가 잘 만든 드라마는 아닌데, 댓글을 통해 시청자분들이 공감해주다보니 작품 완성도가 높아졌다.

-'좋좋소' '인간 곽준빈'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수위조절이 필수인 것 같다. 수위조절은 어떻게 하고 있나.

▶선을 탈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곽준빈님의 외모다. 요즘 이슈가 되는 토픽이어서 가볍게 다루려고 하지 않았다. '인간 곽준빈' 콘셉트가 '동물의 왕국'이다. '인간 곽준빈' 내레이션 하는 분이 실제 KBS 1TV '동물의 왕국' 성우님이다.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캐스팅했다. 다큐멘터리 콘셉트이다보니 선을 지키고자 한다.

나레이터가 해설할 때 원래는 여성과 남성을 '암컷'과 '수컷'으로 표현했다. '동물의 왕국' 콘셉트니까. '암컷' '수컷'이라고 하지 않은 게 지켜야 할 선이었던 것 같다.

인본주의에 맞춰서 선을 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동물의 왕국'의 선을 타려고 했다.

<【N인터뷰】②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