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친 TSMC 신공장 주춤 이유는...반도체 'L의 공포' 덮치나

      2023.04.13 05:00   수정 : 2023.04.13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의 올해 1·4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반도체 업황의 불황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대만 매체 중국시보는 12일(현지시간) 반도체 업계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인용해 "TSMC의 불황은 반도체 업황의 불황을 의미한다"면서 "반도체 업계가 당초 예상된 V자 반등이 아닌 L자형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 했다.

3분기 연속 삼성전자 앞질렀지만...

TSMC가 11일 발표한 매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086억3300만대만달러(약 22조5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6255억대만달러) 대비 18.7% 감소한 수치로 당초 예상치인 14∼18% 감소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특히 지난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4% 감소한 1454억800만대만달러(약 6조2900억원)로 이는 전월(1631억7400만대만달러·약 7조600억원)대비 10.9%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시보에 따르면 월매출 기준으로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 부진을 환율 변동,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수요의 약세, 2·4분기 경기둔화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한편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TSMC는 3개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앞서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타이틀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반도체(DS)부문 매출은 14조~15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지난해 3·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을 넘어서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업계에서는 '챗GPT'을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TSMC와 삼성전자의 차이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용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애플과 같은 TSMC의 주요 고객사들이 AI용 반도체 긴급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감산'이어 TSMC도 '속도조절'

대만 매체 중국시보, 연합보 등에 따르면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 공장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건설을 제외한 대만 내 △가오슝 △바오산 △중부대만과학단지 △남부대만과학단지의 신공장 건설 계획을 6~12개월 늦추며 각 공장의 생산량 등을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이어 대만 남부과한단지와 주난에 위치한 TSMC의 전공정, 후공정 클러스터도 생산능력을 줄일 예정이다.

앞서 TSMC는 2024년까지 대만 가오슝시에 28나노(㎚=10억분의 1m) 생산공장 건설과 대만 내 차세대 2나노 공정 신공장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매트 브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중국시보에 "TSMC의 불황은 반도체 산업 전체의 불길한 징조"라면서 "이는 전체 업황의 막대한 손실을 의미하며 이번 TSMC의 속도조절 수위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라이벌 삼성도 감산을 선언하며 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잠정 실적 발표(연결 기준)에서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6% 줄어든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알리며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시험 생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사실상 감산을 선언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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