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숨겨 '아내 샤워 후' 몰카 찍고 남편.. "테스트다" 황당 변명

[파이낸셜뉴스] 남편이 아내 몰래 침실에 휴대폰을 설치한 뒤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는 사연이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동영상 몰카를 해놓고, 테스트였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남편이 서브폰(여분의 휴대폰)을 동영상 촬영모드로 해 놓은 채 출근했는데 테스트였다고 한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이 출근할 때 내가 씻으러 들어간다. 그래서 내가 남편의 휴대폰을 확인했을 때는 동영상 시간이 십 몇 분이 돌아가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휴대폰은 침대 수납장 위에 물건에 가려진 채 놓여 있었다. 또 안방 화장실쪽이 보이게 놓여 있어 A씨가 씻고 나오면 옷을 갈아입고 준비하는 것이 보이게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던 것이다.

휴대폰을 발견한 A씨가 남편에게 따지자 남편은 "동영상이 최대로 몇 시간이 녹화되는지 실험 삼아 돌려본 것"이라며 "(어차피) 동영상을 녹화하면 중간중간에 소리가 난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어 "(A씨가) 옷을 입고 나올 줄 알고 그 자리에 휴대폰을 둔 것"이라며 "몰카를 찍을 의도는 전혀 없었다. 믿어달라"고 했다.

A씨는 "내가 남편이 집에 있을 땐 화장실에서 옷을 입고 나오는데, (남편은) 그럴 줄 알고 틀어둔 거라고 한다"면서 "진짜 동영상 녹화하면 중간중간 소리가 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테스트면 자기가 출근할 때 차에 놓고 가거나, 사무실에 놓지 왜 집 수납장 위에 틀어놓고 출근을 하냐"며 의문을 표했다.

A씨는 "잘못 인정 안 하고 헛소리만 하는 남편 때문에 글을 썼다"며 남편과 나눈 메시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A씨와 남편이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 내용을 보면 A씨가 남편에게 "성범죄다. 여자 화장실에 동영상 켜놓고 경찰서 가서 믿어달라고 그러면 퍽 믿어주겠다. 오빠가 딱 그런 경우"라고 따졌다. 그러자 남편은 "동영상은 중간중간 소리가 난다고. 그럼 집에 CCTV 설치한 사람들은 다 범죄자냐"고 주장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불법 촬영물' 목적이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왔다.

한 네티즌은 "'n번방' 같은 불법 촬영물 공유 사이트 가입 조건이 엄마나 아내, 딸 등 가족 몰래카메라 영상 업로드라고 하더라"며 "컴퓨터나 휴대폰을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충고했다. 또 "불법사이트에 와이프 어쩌고 아내 어쩌고 몰카 같은것들이 이런식으로 올라오는구나", "범죄자랑 대화로 푸나? 경찰서 가라. 바로 남편 PC 폰 클라우드 전부 압수해야 한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한편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는 애인(189건, 26.1%), 채팅 상대(189건, 26.1%), 지인(104건, 14.4%), 배우자(19건, 2.6%) 순으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약 70%를 차지했다.

[e-mail]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