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값 오르면' 이 업종들 울고 웃는다

      2023.04.14 11:02   수정 : 2023.04.14 11: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상반기 조선용 후판값 협상을 두고 눈치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t당 80달러 대였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12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향후 원자재 값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보통 상반기 협상은 3월이나 4월 초에 마무리되지만, 양측이 극명한 입장 차로 대치를 이어가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후판은 선박을 건조할 때 사용하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의미한다.


후판의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의 가격은 올해 들어 소폭의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120달러 부근에 머물렀지만 최근 2주간 5.6%가 감소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2일 기준 중국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t당 120.8달러다. 3월 말 기준 128달러였던 가격이 4월 들어 2주만에 8달러가 내린 것이다.

최근 이 같은 철광석 값 하락의 배경은 중국 제조업 경기 부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의 미국발 금융위기 우려가 꼽힌다.

다만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철광석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현재 가격을 지난해 하반기 최저점인 79.5달러와 비교하면 52%나 높은 상황이다.

이에 향후 원자재 가격이 변수가 돼 양 업계의 강대강 대치를 지속지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선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이 높아져 있는 상황인 만큼, 이를 후판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작년 상반기 후판가격은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을 반영해 t당 10만원을 인상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핵심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크게 상승한 점 등을 고려하면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선업계는 선박 생산원가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오르면 올해 흑자전환이 절실한 조선업계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4월부터 시작된 철광석 가격 감소 조짐이 계속되면서 실제로 가격이 하향안정화 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적자였던 조선업계가 이제 막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는데 아직 업황이 다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판 가격을 올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 원자재 가격이 앞으로 하향안정화될 수 있다는 점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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