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폐쇄 내실화' 방침에 은행권, "점포폐쇄 사실상 불가능해져"

      2023.04.13 15:47   수정 : 2023.04.13 15: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점포폐쇄 조건을 한층 강화하자 은행권은 사실상 점포를 없애지 말라는 의미라는 반응이다. 실제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점포 폐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5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내실화 방안은 우선 은행이 점포폐쇄를 결정하기에 앞서 실시하는 사전영향평가를 한층 강화했다. 점포폐쇄 결정 전 이용고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대체수단을 조정하거나 점포 폐쇄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
나아가 점포폐쇄 후 금융소비자가 큰 불편 없이 서비스를 지속해서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은행 간 공동점포, 고기능무인자동화기기(STM)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공동점포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폐쇄점포 지역이 비슷해서 함께 공동점포를 운영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점포 폐쇄가 어려워지게 되면 이같은 공동점포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TM은 영상통화, 신분증스캔 등 본인인증을 거쳐 예·적금 신규가입, 카드발급,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창구 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할 수 있어 이 또한 대안이 될 전망이다.

다만 세부지침과 관련해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사전영향평가에 참여하는 평가자 중 외부전문가를 기존 1인에서 2인으로 확대하고, 외부전문가 2인 중 1인은 점포폐쇄 지역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끔 지역인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방침과 관련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부전문가 1명을 뽑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 2명으로 늘리고 그마저 지역인사로 채워야 하는데 어떤 지역인사가 은행폐쇄에 찬성하겠냐"며 "점포 폐쇄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수익성과 연관된 항목을 사전영향평가 항목에서 제외한 것 역시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공공성이 있긴 하지만 동사무소 같은 공공기관은 아니지 않냐"며 "수익성을 추구하는 주주가 있는 회사인데 점포 폐쇄를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하지 말라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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