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 Out” 고교야구 로봇심판, 성공적인 연착륙... 모든 전국대회 적용
2023.04.13 15:51
수정 : 2023.04.13 16: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교야구 첫 대회인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처음 도입된 로봇 심판이 비록 시행착오가 있지만, 성공적으로 연착륙 하는 분위기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가 2023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대다수 지도자의 찬사를 끌어낸 '로봇 심판'을 다음 전국 고교야구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는 처음부터 시행한다. 그밖에 주말리그를 제외한 모든 전국대회에서 로봇심판을 도입한다.
협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 입시 비리를 원천 차단하고자 로봇 심판을 올해 첫 전국 고교야구대회인 신세계이마트배에 전격 도입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입시비리 차단이다. 고교야구 전국대회는 선수들의 입시와 직결된다. 기록으로 대입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매 경기마다 불만이 터져나왔고, 금전유착 의혹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칼을 빼들었다. 올해부터 로봇심판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공의 궤적과 탄착 지점 등을 파악해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한 뒤 수신기와 이어폰을 통해 주심에게 볼 판정 내용을 전달하고 주심이 이를 그대로 선언하는 로봇 심판 시스템에 고교야구 지도자들은 주로 호평을 쏟아냈다.
모 고교야구 감독은 “모두가 같은 조건 아닌가. 그렇다면 괜찮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감독은 “내 예상보다는 정확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이마트배 대회에서 스트라이크존은 고교 선수들의 키를 고려해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 로봇심판 스트라이크존보다 좌우로는 공 1개 정도 넓고, 높이는 조금 낮게 설정됐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경기 진행중 심판과 로봇심판의 판정이 서로 엇갈리는 경우도 제법 많이 나왔다. 여기에 야구에서 중요한 부분인 포수의 프레이밍이 전혀 쓸모가 없어져버렸다. 또한, 커브를 던지는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높은 곳에서 낮은곳으로 떨어지는 커브에는 바운드성의 공에도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이에 협회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황금사자기 대회부터는 스트라이크존을 조정할 예정이다. 키가 평균보다 큰 선수들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낮은 공을 치기 어렵다는 현장 지도자들의 의견도 수용한다. 낮은 쪽 스트라이크존을 위로 약간 올릴 예정이라고 협회는 밝혔다.
고교야구는 모든 전국대회가 목동야구장에서 실행된다. 목동야구장이 아닌 곳에서는 로봇심판을 사용할 수 없다. 아직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말리그는 로봇심판을 배정하지 않고, 전국대회에서만 로봇심판을 적용한다.
올해 전국 고교야구대회(소위 전국대회)는 황금사자기(5월 13∼29일), 청룡기(7월 8∼24일). 대통령배(7월 30∼8월 12일), 봉황대기(8월 18∼9월 4일)가 남아있고 해당 경기들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경기 모두 로봇심판이 배정되게 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