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냥이가 불냈다고?..인덕션 작동시켜

      2023.04.14 08:17   수정 : 2023.04.14 08: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집에 혼자 있는 고양이가 전기레인지(인덕션)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전국에서 반려동물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만 100여건을 넘어서는 만큼, 반려인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께 서구 둔산동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 났다.

거주자는 외출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 안에 홀로 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 스위치를 눌러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불은 전기레인지 주변부 등 내부 8㎡를 태워 160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낸 뒤 16분 만에 꺼졌다. 이 다가구 주택 주민은 "단독경보형 감지기에서 소리가 나 나와봤더니 앞집에서 타는 냄새가 나고 문틈에서 연기가 새어 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에도 강원도 춘천의 한 원룸에서 고양이가 인덕션을 작동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원룸 공간 19㎡ 중 6㎡가 불에 타 소방 추산 15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고, 고양이도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고양이가 인덕션을 작동시켜 불을 낸 것으로 추정중이다.

또 지난달 13일 경기도 광주시 신현동 다세대주택에서도 불이 나 20만에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집에 있던 고양이 5마리와 강아지 1마리는 목숨을 잃었다. 소방당국은 집안을 돌아다니던 고양이가 인덕션을 작동시켜 발생한 열기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화재 사고를 예방하려면 외출 전 전기레인지를 비롯한 각종 콘센트 등의 전원을 차단하는 게 좋다고 소방청은 조언했다. 반려동물의 털이나 배설물 등이 전기 콘센트로 유입돼 누전에 따른 화재를 초래하기도 한다. 또 반려동물이 전선을 손상시켜 합선 또는 단선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또 전기레인지 주변에서 화재에 취약한 종이 등 가연물을 제거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전열기를 조작하지 못하도록 알맞은 덮개를 씌우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잠금장치'가 설치된 전기레인지도 판매되고 있다.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초래하는 화재 사고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연간 103건이었던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 건수는 2021년 127건, 지난해 157건이 됐다.
재산 피해도 3년간 누적 14억1500만원에 달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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