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가득한 모텔침대서 온몸에 두드러기"..결국 조사 나섰다
2023.04.15 15:06
수정 : 2023.04.15 22: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타지로 출장을 가면 자연스럽게 숙박하는 곳은 모텔이다. 그런데 모텔의 침대에 벌레와 유충이 득실거렸다면, 심지어 모텔에서 숙박하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관련 소식이 이슈가 되자 구청에서 조사에 나섰다. 투숙객은 모텔과 논쟁 끝에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시민 A씨는 이달 초 이용했던 모텔과 관련한 후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A씨는 서울의 한 건설 공사 현장에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동료들과 출장을 왔다. 해당 모텔에 투숙한 A씨는 3일차부터 온몽에 두드러기가 올라와 점점 상태가 심해지더니 9일차부터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져 근처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두드러기가 생긴 부위는 옷을 걸치지 않아 침대 시트와 맞닿은 엉덩이, 목, 팔, 다리, 얼굴 등이었다. 의사는 진드기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모텔로 돌아와 침대 시트를 들춰봤는데, 매트리스 모서리에 많은 벌레가 버글거리며 기어 다니고 침대 시트는 오염돼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촬영한 3개의 영상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의 사연이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당시 모텔 측이 ‘병원비는 대주겠지만 환불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까지 전해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두드러기 때문에 간지럽고 따끔거려 이틀 동안 아예 일을 못 했고 병원에서 약과 주사를 처방받아 계속 치료를 했지만, 현재까지도 두드러기 증세가 다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는 모텔측에 이틀 동안 일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임금 손실과 두드러기 피해에 대한 위로금을 요구했으나 모텔은 여전히 병원비만 물어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해졌다.
A씨는 문제의 모텔을 관할 구청 공중위생 담당과에 신고했으며 과실치상 등으로 형사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처음엔 두드러기가 환절기 면역력 저하 때문일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너무 심해졌다. 모텔 사장은 벌레가 나온 시트를 보여줬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비슷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모텔측 사장은 “A씨에게 병원비를 물어주고 모텔에 계속 더 묵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일당 손실과 위로금을 요구한다. 20년 이상 영업을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A씨가 세균을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독을 더 강력하게 하겠다”고 토로했다.
구청 관계자는 “A씨의 민원을 접수해 현장 조사 예정이다.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리게 될 것 같다”며 “관내 숙박업소들에 대해서는 1년에 한 번 서울시와 합동 점검을 하고 불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