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 트렌드도 바꾼 MZ..."이젠 고프코어룩 대세"
2023.04.17 05:00
수정 : 2023.04.17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를 계기로 등산에 뛰어든 MZ세대들이 아웃도어룩 트렌드도 바꿔놓고 있다.
편하고 가벼운 고기능성 바람막이를 개성 있게 코디하는 '세련된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편안함과 자유로움,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패션이 유행하면서 '고프코어(gorpcore)'는 대세가 됐다.
고프코어 중고 거래 3배 이상 늘어
17일 국내 대표 패션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동안 패션 카테고리 내 고프코어(Gorpcore)의 중고 거래액을 살펴 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배(213%)이상 증가했다. 고프코어룩의 대표 아이템인 바람막이 전체 거래액 역시 62% 증가했다.
업계는 예년보다 빠른 봄을 맞이하면서 외출 시 가볍게 입을 수 있는 바람막이 재킷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Y2K 열풍이 지속되면서 일상에서도 착용이 가능한 고프코어룩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고프코어룩은 기능성만을 강조했던 과거 아웃도어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상복의 감성을 개성 있게 믹스매치한 패션 스타일을 뜻한다. 최근에는 빈티지 마니아로 유명한 가수 송민호가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고프코어룩을 선보이면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프코어룩이 인기를 얻으면서 신진 브랜드들도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다. 올해 1·4분기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브랜드 중 초경량 고프코어 브랜드로 유명한 아크테릭스(ARC'TERYX)의 전체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이자 고프코어 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는 산산기어(146%), 살로몬(141%), 미스치프(103%) 등은 세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편안함을 살리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고프코어' 스타일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웃도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면서 "한동안 고프코어룩 관련 제품의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MZ가 주도하는 고프코어 트렌드
코프코어룩 트렌드는 중년층이 즐기는 취미로 여겨졌던 등산에 MZ세대가 대거 유입된 효과이기도 하다. 등산, 캠핑 등이 MZ세대의 '힙한 취미'로 부상하면서 야외활동을 하기 편하면서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1~3월 번개장터에서 '고프코어'를 검색한 연령대 중 1020세대가 71%로 전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4050세대는 8%에 불과했다. 반면 '등산복'을 검색한 비중에서 4050세대가 63%로 1020세대(15%)보다 높아, 같은 봄철 아웃도어 패션 구매에서도 스타일을 중시하는 '아들 세대'와 기능을 중시하는 '아빠 세대'의 차이가 검색어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일상에서 신는 '아웃도어 슈즈'도 인기다. LF가 수입·판매하는 미국 어반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 '킨'(KEEN)은 올해 1·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190%) 급증했다. 현재 품절 대란인 인기 등산화 '재스퍼(JASPER)' 매출은 지난해 대비 800% 급증하며 고프코어 패션 트렌드의 인기만큼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아웃도어 슈즈 매출의 고공행진도 아웃도어 패션과 일상 패션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를 겸비한 등산화나 트레킹화, 하이킹화를 멋으로 신기 시작하는 이들이 늘어난 효과다.
LF의 풋웨어(Footwear) 사업부 관계자는 "MZ세대 사이에서 트렌디한 등산화로 떠오른 '재스퍼' 모델은 지난해 말부터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일상복에도 매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디자인에 가격대도 합리적인 가성비 슈즈로 입소문이 나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