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로 빠진 한국… 이젠 제가 스페인 알리고 싶어요"

      2023.04.16 17:57   수정 : 2023.04.16 17:57기사원문
'발레리나, 평범한 대학생, 무작정 한국으로 와서 무역회사에 취직, 그리고 외국계 방송인.'

스페인 출신 방송인 라라 베니또(사진)는 20대 후반의 나이에도 다양한 삶을 고민했다. 두살 때 발레를 시작했으나 결국 평범한 삶을 선택했고,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라라가 한국과 인연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외국어에 관심이 많던 라라는 지인의 추천으로 스페인에 있던 한국 성당을 나가게 된 것이다.

라라는 "한국 성당에 가면서 한국인들의 정(情)을 느끼게 됐다.
한국인 어머님들을 많이 뵀는데 한국음식도 먹여주시고 한국문화를 가르쳐 주셨다. 그때부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대학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렇게 라라는 한국어를 독학했다. "웹사이트 등에서 무료 강의를 들으며 혼자 공부했다. 가족끼리 바다로 여행을 갔을 때에도 혼자 자료를 싸들고 가서 한국어 공부만 했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도 한국을 배우고 한국의 매력을 느끼는 데 한몫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응답하라' 시리즈를 가장 좋아했어요. 한국의 정, 사투리 등 한국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열번은 본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시절 방학기간에 한국을 찾은 라라는 인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공항철도에서 "This is my home(여기가 내 집이야)"라고 느꼈다. 결국 4년을 기다리지 못하고 3년 만에 졸업한 뒤 한국으로 왔다.

라라는 "친구 아버지가 무역회사를 소개시켜주면서 한국생활이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고시원에서 혼자 살았는데 정말 외로웠다. 한국에서 처음 맞은 크리스마스 때 옆방 여자아이가 '집에 가기 싫다'며 전화로 소리치는 걸 듣고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스페인어로 한국을 소개하는 유튜브를 통해 외로움을 달랬고, 한국에 사는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렇게 방송을 시작해 지금의 삶을 살고 있다.

최근 라라의 관심사는 오로지 '축구'다.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도 출연한다. '축구의 나라' 스페인 출신은 다르다. 하지만 라라는 "어린 시절엔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칠까봐 어머니도 엄청 말리셨다"며 "지금은 거의 매일 훈련을 한다. 축구선수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라라는 한국에서의 삶에 행복함을 느낀다. "스페인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한국보다 발달하지 못했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내 끼를 펼칠 수 있는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전했다.

라라에게는 한국에서 몇 가지 꿈이 있다. 첫 번째는 한국과 스페인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사람들은 아직 스페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축구나 투우, 플라멩코 등에 국한돼 있다"며 "거꾸로 스페인에서는 여전히 남한과 북한을 헷갈려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가수로서 성장하는 것이다.
라라는 "앨범을 내고 드라마 OST에 참여하고 싶다"며 "스스로를 당당하게 '가수 라라 베니또'라고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