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세계적인 역사관광도시 탈바꿈… 20년간 1조5000억 투입
2023.04.16 07:00
수정 : 2023.04.16 18:06기사원문
'왕의궁원(宮苑)'이라고 이름 지은 프로젝트는 2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역에서는 오랜만에 제시된 규모 큰 사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지속가능성 확보와 도시개발 상충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6일 전주시에 따르면 20년간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왕의궁원 프로젝트가 본격 시행된다. 민선8기 우범기 전주시장 대표 공약사업으로 후백제부터 조선 왕조에 이르는 문화유산을 활용해 전주의 미래 관광자원을 육성하고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도심 곳곳에 산재한 다양한 유적과 문화재를 하나로 묶는 왕의궁원 프로젝트의 3대 추진전략은 △역사 및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왕의 궁' △힐링 및 휴식 콘텐츠를 개발하는 '왕의 정원' △생태 및 치유콘텐츠 개발을 위한 '왕의 숲'이다. 전주시는 향후 20년 동안 추진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주 구도심과 아중호수·승암산(치명자산), 건지산, 덕진공원 일대에 대규모 관광·문화시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축해 전주를 세계적인 역사관광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왕의궁원 프로젝트 핵심은 고도(古都) 지정이다. 고도 지정은 문화재청이 주관한다. 고도로 지정되면 문화재 복원 등을 위한 국비 확보가 가능해진다.
현재 고도로 지정된 지역은 경주, 부여·공주, 익산 4곳이다. 이들 고도지역은 3500억~80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확보해 복원 정비 사업과 역사경관 형성 사업, 문화관광 기반 구축, 유적지 명소화, 주민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돼 4개 지역 외에도 추가로 고도를 지정해 육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아직 지정 가능성에 대한 확신은 할 수 없는 상태다. 경남 진주·김해, 경북 고령 등도 고도 지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한 전주시가 추진하는 고도 지정은 장기적 관점에서 숙고해야 할 문제다. 고도로 지정되면 건축물이나 시설물에 대한 신축, 개축, 증축, 용도변경 등에 제한을 받고 택지 조성이나 토지 개간 등도 문화재청 심사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일반적인 도시개발 행위는 정지되는 것이다. 고도지역이 '보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범기 전주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전주 대변혁'을 위해서는 고도 지정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정 뒤 상황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우 시장은 대변혁을 위한 10대 프로젝트 △미래 발전을 위한 규제 혁신 △기업유치 산업기반 조성 △완주·전주 상생협력 추진 △'왕의 궁원' 프로젝트 추진 △전주종합경기장 MICE복합단지개발 △민간투자 관광산업 활성화 △광역교통중심지 역세권 개발 △전주천·삼천 통합문화공간 조성 △치매 안심도시 구현 △7대 시민편의 확충을 제시했다.
대부분 도시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프로젝트다. 전주시는 고도 지정까지 시간이 있고, 지정 뒤에도 지정지구가 따로 있어 도시개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도 지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기간 안에 현재 계획 중인 (도시개발) 사업 등은 충분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고도 지정지구 범위가 따로 있다. 고도 지정 뒤 도시 발전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