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뒤져 월 400만원 버는 美부부..“찾은 것 중 최고는 남편”
2023.04.17 06:37
수정 : 2023.04.17 13:23기사원문
“저기요, 쓰레기통 안에서 뭐하시는 거죠?”
“쓰레기 줍는 중(Dumpster diving)인데요?”
쓰레기통을 뒤져 생계를 이어가는 한 미국 부부가 서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눈 대화다. ‘잉꼬 부부’로 알려진 데이브와 에린은 14년 전 쓰레기통을 뒤져 쓸만한 물건을 찾는 행위인 ‘덤스터 다이빙(Dumpster diving)’을 하다가 만났다.
영국 BBC방송은 15일(현지시간) 뉴욕주 버펄로에서 ‘덤스터 다이버’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BBC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지금까지 2000달러(261만원)가 넘는 러닝머신, 이탈리아제 에스프레소 기계, 우쿨렐레 등 다양한 물건을 찾아냈다. 이들은 버려진 책으로 가득 찬 쓰레기통을 두 개나 발견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찾은 물건들 중 가장 말도 안 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수십 개의 나비칼과 탄창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나비칼 23개를 발견했는데, 누군가가 이를 250달러(약 32만원)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부부는 또 실제 총과 유사한 총기 모형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해당 총기 모형이 실제 총인 줄 알고 당황했으나 “알고 보니 이산화탄소 가스를 활용해 발사하는 비비탄 총이었다. 아직 실제 총기는 발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브는 “우리는 확실히 물질주의, 소비주의 문화, 쓰고 버리는 문화에 살고 있다”며 “(버려진 쓰레기들을) 쓰레기 매립지에 가지 않게 하고, 동시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데이브는 또 “우리가 해온 만큼 덤스터 다이빙을 해 왔으면, 사람들이 특정 물건을 버릴 때 어떤 생각으로 버렸을지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찾아낸 물건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치거나, 직접 사용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가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 3000달러(약 392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에린은 “‘지금까지 쓰레기통을 뒤져 찾은 물건 중에 가장 최고인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할 때마다 항상 ‘내 남편’이라고 대답한다“고 말했다. 데이브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쓰레기통을 뒤져 얻은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는 우리나라에서 불법 취득행위로 간주된다. 하지만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재활용 등의 취지로 인정돼 활동이 가능하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