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블랙리스트' 기록 열람·등사 지연에 첫 재판서 공전

      2023.04.17 16:17   수정 : 2023.04.17 16: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 주요 인물들에 대한 첫 재판 절차가 기소 3개월 만에 진행됐지만, 피고인 측의 입장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1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현옥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 김봉준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네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로 이전 정권인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문 정부 출범 초기 산자부 산하 11개, 과기부 산하 7개 공공기관의 기관장들로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사직서를 제출받고 인사수석실이 미리 내정한 사람들에게 부당한 특혜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판준비기일은 공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이지만, 이날 재판준비기일에서는 피고인 측 대다수가 사건기록을 열람하지 못한 관계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사건기록은 변호인 측이 열람·등사 신청을 하고 검사가 이를 허가하면 검사가 지정한 일시와 장소에서 사건기록의 열람·등사를 할 수 있다.

이날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출석 전 사건 기록을 열람하지 못한 상태로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요지 발표가 끝난 뒤 혐의 인정 여부 등 피고인들의 입장을 묻자, 백 전 장관 측은 "4월 19일부터 5월 19일까지 열람·등사가 가능해 공소장만 받았다"며 "검토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과 김 전 비서관 측도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한편 기록을 먼저 열람·등사한 유 전 장관 측은 피고인 별로 자신의 혐의와 무관한 자료가 증거목록에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 검찰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유 전 장관 측은 "유 전 장관은 공소장에 과기부 산하 7개 기관장에 대한 혐의만 기재돼있는데, 증거목록을 보면 7개 기관 외에 다른 기관장들에 대한 것도 포함돼있다"며 "이런 부분들은 증거목록 신청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그렇지 않다면 공소사실과의 관련성 여부를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피고인 네 명에 대해 각각 증거목록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사항을 검찰 측에 전달했다.

이에 검찰은 "검토해 보고 증거 목록을 정리해서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되면 재판부는 최소 6월 말경에서 7월초에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피고인 측의 입장과 입증계획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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