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밀문서 확산 주범..37살 '돈바스 아가씨' 정체는?
2023.04.17 17:36
수정 : 2023.04.17 20: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기밀문서를 유출한 건 21살 일병이지만, SNS 확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건 친러 성향의 전직 미 해군 부사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체포된 미 공군 주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가 빼낸 기밀문서는 폐쇄적인 온라인 채팅 서비스 ‘디스코드’에서 떠돌다 친러시아 성향인 ‘돈바스 데부쉬카’의 SNS 계정을 통해 일파만파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돈바스 데부쉬카가 지난 5일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4건의 기밀문서를 6만5000여명의 팔로워에게 공개했으며, 이후 몇몇 대형 러시아 계정이 문서를 퍼나르면서 미국 국방부의 조사로 이어졌다.
‘돈바스 아가씨’란 뜻인 돈바스 데부쉬카는 텔레그램을 비롯해 트위터,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팟캐스팅, 상품 판매, 자금모집 계정 등도 운영하는 등 영어권 최대의 친러 성향의 SNS 계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WSJ는 이 채널의 관리자가 러시아인이 아닌 미 해군 출신 새러 빌스(37·여)라고 전했다. 미 해군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빌스는 지난 2020년말 수석 항공전자 기술자로 승진해 비밀취급 인가까지 가지고 있었던 해군 중사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명예제대했다.
그는 지난 15일 WSJ과의 인터뷰에서 돈바스 데부쉬카라는 이름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팟캐스트를 진행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자신은 돈바스 데부쉬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전 세계 15명의 관리자 중 한명일 뿐이며, 다른 운영자가 올린 비밀문서를 삭제한 것도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빌스는 “기밀문서들의 내용과 진위 여부는 알지도 못한다”며 “모금한 자금은 돈바스 데부쉬카 플랫폼 운영비로 사용했으며 일부는 세르비아와 파키스탄 등의 자선단체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군에 자금을 지원하는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WSJ도 돈바스 데부쉬카와 관련된 인물들이 테세이라의 비밀문서 유출에 관여한 정황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 인터넷에 유출된 기밀 정보 유출 피의자로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102정보단 소속 테세이라를 체포했다. 테세이라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 채팅방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민감한 다수의 정보문건과 함께 한국, 영국, 호주 등 우방이 포함된 기밀 정보를 유포해 국제적 논란을 일으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