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폭증에 중도금 대출도 막혀"... '5월 위기론' 연쇄부도 현실화 되나

      2023.04.17 17:57   수정 : 2023.04.17 17:57기사원문
#.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인 대구 수성구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 이 단지의 1차 중도금 납입일은 2022년 2월 14일이었다. 이후 1년여가 흘렀지만 저조한 분양률이 발목을 잡으면서 아직도 중도금 집단대출 은행을 찾지 못했다. 일부 입주자들은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 폭증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경색되면서 중도금 대출창구를 찾지 못한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확 높이면서 건설사들의 연쇄도산 위기감도 높아졌다.


17일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주택정책부장은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한 단지들은 시행사 자체자금이나 제2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버틸 수 있는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들은 요즘 중도금 집단대출 조건으로 70~80%대의 분양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집단으로 중도금 대출이 막힌 곳이 바로 미분양 무덤이 된 대구이다.

대구 건설업계가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절반 넘는 사업장이 중도금 대출을 시행하지 못했다. 전체 24곳 가운데 14곳이 분양률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 분양률은 20~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행사의 고위 임원은 "얼마 전 대구에서 발생한 분양보증 사고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대구만의 일이 아니다. 충남 아산시 배방읍 '엘리프아산탕정'은 1차 실행일이 올 3월에서 5월(예정)로 바뀌었다. 대전 유성구 '포레나 대전학하'도 3월에서 6월(예정)로 연기됐다. '아산 한신더휴' '울산대공원 한신더휴' 등도 올 1월·2월에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려 했으나 아직 은행을 구하지 못했다.

미분양 해소는 점점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은 입주 2년 후 집값이 하락하면 시공사에서 매수하는 환매조건을 내걸었다. 미분양이 절정이던 2010년대 초에 나왔던 '애프터리빙(분양조건부 전세)' 마케팅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부도처리된 종합·전문 건설사는 3개사다. 하지만 폐업신고를 한 건설사(종합·전문공사업)는 4월 16일까지 1080개사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5월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5월 위기론'도 제기하고 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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