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폭증에 중도금 대출도 막혀"... '5월 위기론' 연쇄부도 현실화 되나
2023.04.17 17:57
수정 : 2023.04.17 17:57기사원문
미분양 물량 폭증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경색되면서 중도금 대출창구를 찾지 못한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확 높이면서 건설사들의 연쇄도산 위기감도 높아졌다.
17일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주택정책부장은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한 단지들은 시행사 자체자금이나 제2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버틸 수 있는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들은 요즘 중도금 집단대출 조건으로 70~80%대의 분양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집단으로 중도금 대출이 막힌 곳이 바로 미분양 무덤이 된 대구이다.
대구 건설업계가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절반 넘는 사업장이 중도금 대출을 시행하지 못했다. 전체 24곳 가운데 14곳이 분양률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 분양률은 20~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행사의 고위 임원은 "얼마 전 대구에서 발생한 분양보증 사고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대구만의 일이 아니다. 충남 아산시 배방읍 '엘리프아산탕정'은 1차 실행일이 올 3월에서 5월(예정)로 바뀌었다. 대전 유성구 '포레나 대전학하'도 3월에서 6월(예정)로 연기됐다. '아산 한신더휴' '울산대공원 한신더휴' 등도 올 1월·2월에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려 했으나 아직 은행을 구하지 못했다.
미분양 해소는 점점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은 입주 2년 후 집값이 하락하면 시공사에서 매수하는 환매조건을 내걸었다. 미분양이 절정이던 2010년대 초에 나왔던 '애프터리빙(분양조건부 전세)' 마케팅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부도처리된 종합·전문 건설사는 3개사다. 하지만 폐업신고를 한 건설사(종합·전문공사업)는 4월 16일까지 1080개사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5월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5월 위기론'도 제기하고 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